
폼페이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프레스코화가 프랑스 아를(Arles)에서 복원 전문가들의 손끝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이 벽화들은 2015년 론 강 우안에 위치한 라 베르리(La Verrerie) 고고학 유적지의 로마 시대 주택에서 발견되었다. 기원전 70~50년경에 지어진 이 도무스(domus)는 벽을 장식하던 여성 인물 덕분에 '하프 연주자의 집'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녀는 주홍색 배경 앞 받침대 위에 서서 악기를 든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부유했던 집주인들
이 저택은 당시 갈리아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로마 건축 기법으로 설계되었다. 해당 기술이 갈리아에 등장한 것은 기원전 30년대 이후였다. 따라서 부유한 소유주의 요청을 받아들여 장인들이 이탈리아에서 건너와 작업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아를은 중요한 항구 도시였다. 로마에서 실어 온 화물이 바지선을 통해 론 강을 따라 북쪽으로 운송되었고, 도시는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여 상당한 수입을 올렸다. 이러한 배경이 일부 주민들의 부를 설명해 준다.
'하프 연주자의 집'은 공화정 말기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고 있다. 물탱크와 우물을 갖춘 아트리움(안마당)을 중심으로 식당, 침실, 응접실 등 다른 방들이 배치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이 저택은 건축된 지 몇 년 만에 파괴되었고, 잔해 자체로 다시 매몰되었다. 현재까지 수거된 조각만 무려 800상자에 달해 복원 작업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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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예방고고학연구소(Inrap)와 고대 아를 현립 박물관의 복원 전문가들과 고고학자들은 몇 달째 거대한 퍼즐을 맞추듯 벽화 조각들을 하나씩 재조립하며 원래 모습을 되찾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1,800시간을 투입했으며, 완성까지는 최소 3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프레스코화는 길이 4.60m, 높이 2.80m에 달한다. 대형 크기로 묘사된 이들 인물은 '메갈로그래피(megalographic)' 기법의 인물상으로, 갈리아에서는 이번이 처음 등장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인물상은 이탈리아에서만 확인되었는데, 특히 폼페이의 미스테리 저택(Villa of the Mysteries)이 대표적이다. 복원을 마친 이 벽화들은 아를 박물관에서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