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앙코르: 크메르 수도가 드러내는 천년의 신비

앙코르: 크메르 수도가 드러내는 천년의 신비

앙코르는 '조각된 음악'이자, '돌의 숲', '열대우림 아래 잠들어 있던 환영의 성전'이라 불려왔다. 프랑스 고고학자 베르나르 그로리에는 이곳을 두고 "베르사유 궁전, 콩코르드 광장, 루브르 박물관, 보주 광장,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든 대성당을 한자리에 모아 상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약 300km 떨어진 시엠립 인근에 펼쳐진 이 경이로운 유산 없이는 크메르 민족을 이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고고학자들의 끊임없는 발굴과 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앙코르는 오늘날에도 그 비밀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어떤 빛도 이 마법 같은 곳에 짙게 내려앉은 근원적인 신비를 다 밝혀내지는 못할 것이다.

9세기부터 14세기까지, 크메르 제국의 영광

9세기 창건에서 14세기 쇠퇴에 이르기까지, 앙코르는 크메르 제국의 영화로운 수도였다. 아름답고도 가혹한 자연에 파묻힌 채, 그리고 안타깝게도 '돌병(石病)'이라 불리는 심각한 풍화에 시달리며, 이 방대한 고고학적 유적지에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원들이 수십 곳 자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가는 절대 걸작이 바로 앙코르와트(Angkor Wat)다. 힌두교의 지고신 비슈누(Vishnu)에게 온전히 봉헌된 '산 사원(temple-mountain)'이다.

인도에서 온 것, 그러나 크메르가 된 것

앙코르의 모든 것은 사실 인도에서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브라만 교가 그러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변모했고, 모든 것이 크메르의 것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전래된 불교 역시 이러한 변용의 과정을 그대로 밟았다.

'크메르의 미소', 돌 위에 피어난 자비

'크메르의 미소'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감긴 눈 위에 머문 침묵의 미소, 돌로 빚어진 얼굴들에 어린 자비로운 미소. 춤추는 천녀 압사라(Apsara)들은 더욱 가볍고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머금는다.

반은 궁정의 여인이요 반은 여사제인 그들의 미소는 마치 서양 예술 속 천사들의 미소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세계 반대편에서는 같은 시기, 랭스 대성당 정면에서 '랭스의 미소'가 만개하고 있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