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500년 전 프랑수아 1세의 테니스장, 빌레르코테레 성 발굴 현장에서 되살아나다

500년 전 프랑수아 1세의 테니스장, 빌레르코테레 성 발굴 현장에서 되살아나다

▲ 발굴 작업 중 드러난 죠 드 폼(옛 테니스장)의 바닥 타일 ⓒ Denis Gliksman, INRAP / Press Service

왕의 놀이터, 500년 만에 재등장

프랑스 북부 엔(Aisne) 주에 위치한 빌레르코테레(Villers-Cotterêts) 성에서 프랑수아 1세가 직접 사용하던 테니스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프랑스어 국제 도시(Cité internationale de la langue française)'로 새롭게 탈바꿈하기 위해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인 이 성에서는 공사에 앞서 고고학자들의 발굴 조사가 먼저 이루어졌습니다.

이 성은 1528년, 이 일대의 사냥을 즐기던 프랑수아 1세의 명으로 지어진 왕실 거처입니다.

프랑스어의 역사가 새겨진 성

빌레르코테레 성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1539년 이곳 예배당에서 '빌레르코테레 칙령'이 반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칙령은 모든 행정 문서를 "라틴어가 아닌 프랑스 모국어로 발표하고, 게시하고, 당사자에게 통지하라"고 규정하여, 프랑스어가 행정 언어로 자리 잡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프랑스 혁명 이후 국가 소유가 된 이 성은 19세기에 구빈원으로 쓰였고, 이후 자선 병원, 양로원, 노인 요양시설(EHPAD)로 용도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6년 전 폐쇄된 뒤로는 문과 창문이 벽으로 막히고, 지붕에는 빗물 스며듦을 막기 위한 금속판이 덮인 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중세 성터 위에 세워진 왕실 거처

흥미로운 점은 이 왕실 거처가 세워지기 전 같은 자리에 12세기 중세 성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프랑수아 1세는 기존 성을 헐도록 명령했고, 그 위에 새로운 성을 지었습니다. 프랑스 국립 예방고고학연구소(INRAP)의 고고학자들은 이 중세 요새의 일부를 발굴해 네모난 탑의 흔적을 확인했으며, 우피치(Uffizi) 안뜰에서는 중세 성의 부속 건물들이 있던 자리도 찾아냈습니다.

현대 코트 두 개 크기의 '죠 드 폼'

이번 조사의 백미는 단연 테니스장입니다. 발굴된 코트는 현대식 테니스코트 두 개 면적에 달하며, 테라코타로 포장된 바닥과 관객들을 수용했던 회랑의 흔적까지 뚜렷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죠 드 폼(jeu de paume)'이라 불리는 이 공놀이는 손바닥이나 나무 라켓으로 공을 치고 받던 옛 테니스로, 15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 크게 유행했습니다. 건축가 자크 앙드루에 뒤 세르소(Jacques Androuet du Cerceau)가 남긴 설계도 덕분에 이 시설의 존재는 이미 문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물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발굴된 테니스장은 이곳을 포함해 총 다섯 곳인데, 이번에 발견된 코트는 그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사업

빌레르코테레 성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임기 최대 프로젝트로 꼽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들어설 '프랑스어 국제 도시'는 2022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프랑스어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입니다. 왕의 테니스장 발굴은 이러한 대개보 사업에 역사적 무게감을 더하는 소득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