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시칠리아 왕국이란?
양시칠리아 왕국(Regno delle Due Sicilie)은 15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탈리아 반도의 남부 지역과 시칠리아 섬을 아울러 다스린 역사적 국가다. 수도는 나폴리였으며, 오늘날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전신에 해당한다. 왕국의 개략적인 역사에 대해서는 '나폴리 왕국'의 역사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노르만족의 통일과 1282년의 분열
남부 이탈리아와 시칠리아는 11세기 노르만족(Normans)에 의해 처음으로 하나의 왕권 아래 통합되었다. 그러나 1282년 시칠리아에서 일어난 '시칠리아 만종(Sicilian Vespers)' 반란을 계기로 두 지역은 갈라지게 되었다. 대륙부는 프랑스계 앙주(Angevin) 왕조가, 섬 지역은 스페인계 아라곤(Aragonese) 왕조가 각각 차지했으며, 양측은 모두 '시칠리아 왕'이라는 칭호를 내걸고 정통성을 주장했다.
알폰소 5세의 재통합과 '두 시칠리아의 왕'
1443년 아라곤의 알폰소 5세(Alfonso V)가 나폴리를 정복하면서 두 지역은 다시 한 손에 들어왔고, 그는 라틴어로 Rex Utriusque Siciliae, 즉 '두 시칠리아의 왕(King of the Two Sicilies)'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다만 그가 사망한 뒤 두 왕국은 잠시 분리되기도 했다. 이후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이어진 스페인과 부르봉(Bourbon) 왕조의 통치 기간 동안에도 이 칭호는 때때로 사용되었다.
공식 국명으로 자리잡다
1815년 빈 회의 무렵 두 영토의 행정 체제가 하나로 통합되었고, 시칠리아가 자율성을 상실하면서 '양시칠리아 왕국'이라는 명칭이 비로소 공식 국명이 되었다. 1816년에는 페르디난도 1세가 초대 국왕으로 즉위하며 나폴리와 시칠리아를 아우르는 단일 왕국으로 본격 출범했다.
이탈리아 통일과 왕국의 종말
양시칠리아 왕국은 당시 이탈리아 반도에서 가장 넓은 영토와 인구를 보유한 강대한 국가였다. 그러나 1860년 주세페 가리발디가 이끄는 '천인 원정(Expedition of the Thousand)'을 계기로 왕국은 급격히 흔들렸고, 1861년 주민투표를 거쳐 사보이 왕가가 이끄는 신생 이탈리아 왕국에 합병되었다. 이로써 남부 이탈리아를 관통하던 오랜 독립 왕국의 역사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