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스탈린·처칠·루즈벨트를 구한 소련 여성 스파이 고아르 바르타냔, 향년 93세로 별세

스탈린·처칠·루즈벨트를 구한 소련 여성 스파이 고아르 바르타냔, 향년 93세로 별세

나치 독일의 연합국 정상 동시 암살 음모를 저지한 소련 여성 첩보원 고아르 바르타냔(Goar Vartanian)이 모스크바에서 향년 93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러시아 당국이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대변인 세르게이 이바노프는 AFP 통신에 "고아르 바르타냔이 월요일 저녁 세상을 떠났으며, 2012년에 먼저 별세한 남편이자 유명한 비밀 요원인 게보르크 바르타냔(Gevork Vartanian)의 무덤 곁에 안장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고아르의 유해는 옛 소련 KGB 후계자들의 손으로 이장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테헤란 회담 암살 음모 저지

장례식은 금요일 모스크바 근교의 트로예쿠로보 묘지에서 거행될 예정입니다. 남편처럼 첩보 요원으로 활약한 고아르 바르타냔은 특히 1943년 테헤란 회담 당시 나치 독일의 '대도약(Long Jump)' 작전을 저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작전은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영국의 윈스턴 처칠,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등 연합국 3개국 수뇌부를 한꺼번에 암살하려는 음모였습니다.

소련 영웅 칭호를 받은 게보르크 바르타냔은 생전 자신보다 두 살 어린 아내 고아르에 대해 "영웅의 별 다섯 개 중 적어도 두 개는 고아르의 공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16세에 반파시스트 운동에 투신

고아르 바르타냔은 1926년 소련 아르메니아에서 태어나 1930년대 가족과 함께 이란으로 이주했습니다. 불과 16세 나이에 반파시스트 조직에 가입했고, 이후 남편과 함께 독일 첩보 요원들을 색출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SVR에 따르면 부부는 '아니타'와 '헨리'라는 코드네임으로 활동하며 '극한의 환경 속에서 수많은 국가'에 걸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프랑스, 그리스, 미국, 일본, 인도, 중국 등지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원히 비밀에 부쳐질 업적

2017년 6월, 전직 KGB 요원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SVR 본부를 방문해 바르타냔 부부를 포함한 요원들의 공로를 높이 평가한 바 있습니다.

전직 소련 비밀 요원 미하일 류비모프는 "바르타냔 부부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그들이 일했던 국가들에서 정치적 스캔들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영원히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