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대전 초반, 무솔리니 치하의 파시스트 이탈리아는 이론상 강력한 해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프랑스 함대나 영국 지중해 함대와 단독으로 맞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침몰 항공모함'이라 불린 시칠리아와 사르데냐에서 발진하는 이탈리아 공군과의 협동 작전까지 가능한 전력이었다.
1940년 이탈리아 해군의 핵심 전력
1940년 당시 이탈리아 왕립 해군(레지아 마리나)의 선봉은 구형이지만 완전히 현대화 개조를 마친 4척의 전함이었다. 바로 카이오 두일리오와 안드레아 도리아로 이루어진 '두일리오급', 그리고 콘테 디 카부르와 줄리오 체사레로 구성된 '카부르급'이다. 이 4척은 비슷한 설계를 기반으로 건조되었으며, 원래 12인치(305mm) 주포 13문을 탑재하고 있었다.
현대화 개조 이후에는 320mm 주포 10문을 3연장 포탑 2기와 2연장 포탑 2기에 배치했다. 최고 속력도 앞의 두 척은 26노트, 뒤의 두 척은 27노트로 향상되었으며, 배수량은 29,000톤을 넘었다.
영국·프랑스 전함과의 우열
이탈리아 전함들은 지중해 함대 소속 영국의 구형 전함들보다 속력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프랑스의 덩케르크급 2척에는 속도 면에서 뒤처졌다. 더욱 결정적인 약점은 장갑이었다. 이탈리아 함선들은 방어력에서 상대에게 크게 열세였고, 주포 구경 역시 영국의 구형 전함들보다 작았다.
두일리오와 도리아에는 320mm M1936 함포가, 체사레와 카부르에는 같은 구경의 M1934 함포가 탑재되었다. 두 함포는 성능상 큰 차이가 없었으며, 525kg 무게의 포탄을 최대 사거리 30km까지 발사할 수 있었다.
반면 프랑스 덩케르크급은 330mm 주포를 통해 40km를 넘는 최대 사거리를 자랑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전함들의 주적이었던 영국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은 381mm(15인치) 주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이 포는 이탈리아 함포와 사거리가 거의 비슷했지만, 무려 879kg에 달하는 무거운 포탄을 발사했다.

이탈리아 전함 안드레아 도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