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인류도 겨울잠을 잤을까?
혹독한 한파와 긴 겨울을 견디기 위해 인류의 조상들이 동면에 빠졌다는 가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연구는 국제 과학 저널 '랑트로폴로지(L'Anthropologie)'에 게재되었으며, 스페인 북부 아타푸에르카(Atapuerca) 지역에 위치한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Sima de los Huesos)'라 불리는 동굴에서 진행된 발굴 조사를 바탕으로 한다.
40만 년 전 화석에서 발견된 단서
'인간 동면' 가설은 스페인 동굴에서 발견된 약 40만 년 전의 화석에서 출발했다. 과학자들은 이곳에 묻힌 고대 영장류의 유해에서 '어두운 동굴에서 잘못된 동면'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질병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저자인 안토니스 바르치오카스(Antonis Bartsiokas)와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Juan-Luis Arsuaga)는 "동면 가설은 유전적 증거뿐만 아니라 SH 호미닌이 극심한 빙하기 시대에 살았다는 사실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뼈에 새겨진 질병의 기록
연구진에 따르면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 동굴의 초기 호미닌들이 앓았던 질환으로는 섬유골염, 갈색 종양, 배측 골형성증 등 다양한 질병이 꼽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혹독한 겨울이 찾아오자 최초의 호미닌들은 "제한된 식량 공급과 축적된 체지방 속에서도 추운 환경에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게 해주는 특수한 대사 상태"에 들어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 소설 같지만..." 전문가들의 신중한 반응
연구진은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건전한 회의론을 인정하면서도, 이 가설이 '과학 소설'처럼 들릴 수 있음을 솔직하게 언급했다. 동시에 동면은 실제로 수많은 포유류가 행하는 자연스러운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교의 법의인류학자 패트릭 랜돌프-퀴니(Patrick Randolph-Quinney)는 가디언(The Guardian)지를 통해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며, 분명 학계의 활발한 논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그는 "시마 동굴에서 발견된 뼈에 나타난 변이에는 다른 설명들도 존재하며, 현실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전에 이러한 가능성들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본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참고로 겨울잠을 자는 대표적인 동물로는 벌, 고슴도치, 다람쥐, 거북이, 여우원숭이, 박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