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초기 잉글랜드를 이루던 앵글로색슨족(Anglo-Saxons)은 대체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의 식량은 단일한 원천이 아니라 농경, 목축, 수렵과 채집, 교역이라는 네 가지 경로를 통해 확보되었습니다.
1. 농경 — 식탁의 기본이 된 곡물
앵글로색슨족은 전형적인 농경민으로, 마을 공동체가 함께 경작하는 들판에서 다양한 작물을 길렀습니다. 특히 밀은 가장 중요한 작물로, 빵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 일상 식단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보리, 귀리, 호밀, 콩 등이 널리 재배되었는데, 이들은 빵보다는 죽, 수프, 스튜 형태로 조리되어 먹었습니다. 보리는 맥주(에일) 양조에도 쓰였는데, 당시에는 물이 오염되는 경우가 많아 발효된 음료가 안전한 대용으로 사랑받았습니다.
2. 가축 사육 — 고기, 우유, 그리고 부산물까지
앵글로색슨족은 여러 종류의 가축을 키웠으며, 각 동물은 한 가지 이상의 용도로 활용되었습니다.
- 소: 고기와 우유를 제공했으며, 가죽은 옷과 도구 재료로 쓰였고 논밭을 가르는 데도 이용되었습니다.
- 양: 고기와 함께 양모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축이었고, 양모는 직물 생산의 핵심이었습니다.
- 돼지: 고기와 베이컨의 주요 공급원이었습니다.
- 닭: 계란을 얻고 고기를 섭취하기 위해 사육되었습니다.
3. 수렵과 채집 — 자연에서 얻는 보충 식량
농사만으로 모든 식량을 충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앵글로색슨족은 숲과 강, 바다에서 자연의 선물을 적극적으로 찾았습니다. 사슴과 토끼 같은 짐승을 사냥하고, 강과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았으며, 새들도 사냥 대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견과류, 딸기류, 버섯 등을 채집해 식단에 다양성을 더했습니다. 이러한 수렵과 채집은 특히 흉년이 들거나 저장 식량이 부족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4. 교역 — 스스로 만들 수 없는 것들을 얻다
앵글로색슨족은 자급자족을 기본으로 하지만, 자신들이 생산할 수 없는 물건은 다른 지역이나 민족과의 교역을 통해 구했습니다. 대표적인 교역 품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금: 음식을 절여 저장하는 데 필수적이었지만, 내륙에서는 구하기 어려워 해안 지역에서 수입해야 했습니다.
- 향신료: 유럽 대륙 및 더 먼 지역과의 교역을 통해 들어왔으며, 음식의 맛을 내는 귀한 사치품이었습니다.
- 와인: 잉글랜드에서 포도 재배가 어려웠기 때문에 주로 대륙에서 수입되었습니다.
마무리: 다양하고 영양가 있는 식단
이처럼 앵글로색슨족의 식단은 생각보다 풍부하고 균형 잡혀 있었습니다. 곡물과 빵이 주식을 이루었지만, 고기, 유제품, 계란, 생선, 채소, 과일 등이 골고루 올랐습니다. 대부분의 식량을 스스로 생산하면서도, 수렵·채집·교역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실용적인 방식으로 삶을 꾸려나간 것이 바로 앵글로색슨 사회의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