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오디세우스의 분신은 누구? '아무도 없음(Nobody)'이라는 가명의 비밀

오디세우스의 분신, '아무도 없음(Nobody)'

그리스 신화 최고의 지략가로 불리는 오디세우스가 사용한 가장 유명한 분신(가명)은 바로 '아무도 없음(Nobody)', 그리스어로 우티스(Oûtis)입니다. 이 이름은 단순한 위장용 가명을 넘어, 그의 본명과 얽힌 재치 있는 말장난이자 오디세우스 특유의 교활함과 기민한 변통력을 상징합니다.

'아무도 없음'이라는 이름의 탄생 배경

이 가명은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에서 등장합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시칠리아섬의 외눈박이 거인, 사이클롭스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갇히고 맙니다.

거인에게 발견되기 직전, 오디세우스는 침착하게 자신의 이름을 '아무도 없음'이라고 속입니다. 이후 그는 거인을 취하게 만든 뒤 단단한 나무 기둥으로 폴리페모스의 유일한 눈을 찔러 실명시키는데, 이때 놀라운 효과가 발휘됩니다.

말장난이 만든 완벽한 탈출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청하는 폴리페모스의 소리를 듣고 다른 사이클롭스들이 몰려와 물었습니다. "누가 너를 해치고 있느냐?" 거인은 대답했습니다. "아무도(Nobody)가 나를 해치고 있다!" 결국 동료들은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고 흩어졌고, 오디세우스 일행은 양떼의 배 밑에 매달려 무사히 동굴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름에 담긴 이중적 의미

'우티스(아무도 없음)'는 오디세우스라는 본명과 발음이 비슷해 들릴 때마다 웃음기를 자아내는 말장난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그리스어로 지혜와 책략을 뜻하는 '메티스(Mêtis)'를 연상시켜, '여러 가지 계략을 지닌 자'라는 오디세우스의 별칭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결국 '아무도 없음'이라는 분신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언어를 무기처럼 활용하고 정체를 자유롭게 바꾸는 오디세우스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