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초반, 즉 1700년대의 가옥은 오늘날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전기도, 수도도 없던 시절 집안의 모든 공간은 편의보다 생존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전형적인 가옥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공간별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공간별로 보는 1700년대 가옥
1. 거실
집안의 중심이자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던 곳은 거실이었습니다. 거실 한켠을 차지한 커다란 벽난로는 겨울철 난방은 물론 간단한 요리까지 겸하는 만능 설비였습니다. 가구는 의자, 벤치, 테이블 같은 소박한 나무 제품이 주를 이루었고, 조명이라곤 양초 몇 개와 기름등이 전부였습니다.
2. 부엌
부엌의 핵심 역시 넓은 화덕이었습니다. 화덕 위에는 무쇠솥을 매달아 놓고 국이나 스튜를 끓였으며, 냄비·팬·나무숟가락 등 기본적인 조리도구가 곁을 지켰습니다. 밀가루통, 소금함, 물통 같은 저장 용기도 필수품이었고, 천장에는 약재나 요리에 쓸 허브를 말려 걸어두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3. 침실
침대에는 짚이나 깃털을 채운 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에 시트와 담요를 덮었습니다. 옷가지와 개인 소지품은 궤짝이나 트렁크에 보관했으며, 밤에는 촛대나 작은 기름등으로 어둠을 밝혔습니다.
4. 공용실
공용실은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고 여러 활동을 하던 공유 공간이었습니다. 직물을 짜는 베틀, 실을 잣는 물레 등 가내수공업에 쓰이는 도구가 놓여 있기도 했고, 아이들을 위한 소박한 장난감과 게임 도구도 함께 있었습니다.
5. 서재
서재는 비교적 형편이 넉넉한 가정에서만 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책과 원고, 필기 도구가 갖춰져 있었고, 학문에 관심이 많은 집안이라면 망원경이나 현미경 같은 과학 기구까지 들여놓았습니다.
6. 식품 저장실
저장실에는 치즈, 건조 육류, 곡물처럼 오래 보관해야 하는 식품을 두었습니다. 음식을 최대한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항아리와 밀폐 용기가 늘어서 있었습니다.
7. 작업장
가장의 직업에 따라 별도의 작업 공간을 두기도 했습니다. 목공 도구, 대장장이 도구 등 본업에 필요한 장비를 갖춰두고 직접 손질하고 수리하는 곳이었습니다.
8. 변소
위생 시설은 집 안이 아니라 마당 바깥에 따로 지은 작은 건물, 즉 외부 화장실에서 해결했습니다. 실내에 화장실이 있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9. 헛간
농가라면 가축을 키우고 곡물, 농기구, 건초를 보관하는 헛간이 반드시 있었습니다. 헛간은 단순한 창고를 넘어 농가 경제의 핵심 공간이었습니다.
10. 정원
많은 가정이 채소와 허브를 기르는 작은 정원을 가꾸었습니다. 식탁에 오르는 재료의 상당 부분을 이 정원에서 충당했으니, 일종의 '생활 식량창고'였던 셈입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흔적
물론 1700년대 가옥의 구조와 내부 물건은 지역, 가문의 재산 수준, 사회적 계층에 따라 크게 달랐습니다. 부유한 상인의 저택과 자영농의 시골집은 같은 시대라 해도 전혀 다른 삶의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벽난로와 화덕, 짚으로 채운 침대처럼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들은, 기술이 발달하기 전 사람들이 자연과 밀접하게 맞닿아 살아갔던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