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잃어버린 히타이트 성도 '지팔란다', 폭풍의 신 테슙의 사원이 밝혀지다

지팔란다(Zippalanda)는 기원전 17~12세기 번영한 히타이트 제국의 핵심 행정·종교 중심지 중 하나였습니다. 뛰어난 군사 기술과 외교 능력을 바탕으로 바빌론, 이집트에 맞서며 아나톨리아 각지의 도시 국가들을 하나로 통합한 히타이트였지만, 정작 지팔란다의 위치는 수천 년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20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고고학자들은 제국의 수도 하투사(Hattusa)에서 출토된 점토판 비문이라는 유일한 단서에 의존해 지팔란다의 행방을 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후보지는 터키 요즈가트(Yozgat) 주 케르케네스(Kerkenes) 인근에 나란히 자리한 차디르(Çadir)와 우사클리(Uşaklı) 두 개의 인접한 고분 사이에서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잃어버린 히타이트 성도  지팔란다 , 폭풍의 신 테슙의 사원이 밝혀지다

점토판이 증언하는 '폭풍의 신의 사원'

출토된 설형문자판에는 지팔란다에 폭풍의 신에게 봉헌된 사원이 존재했다는 사실과 함께 궁전 혹은 왕실 거처에 대한 기록이 새겨져 있으며, 이 도시에서 매일 종교 축제가 거행되었음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두 고분을 동시에 발굴해 온 고고학팀은 마침내 그중 우사클리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했습니다. 바로 사원과 요새로 확인된 두 개의 구조물입니다.

발굴을 총괄하는 피렌체 대학교의 발렌티나 오르시(Valentina Orsi)에 따르면, 새로운 유적의 입지 조건이 기존에 발견된 설형문자판의 기록과 부합하기 때문에 이곳이 고대 지팔란다일 가능성이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잃어버린 히타이트 성도  지팔란다 , 폭풍의 신 테슙의 사원이 밝혀지다

하늘과 폭풍의 신, 테슙(Teshub)

발견된 사원은 히타이트 신화에 등장하는 하늘과 폭풍의 신 테슙(Teshub)에게 봉헌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중 뇌전과 쌍도끼를 들고 있는 전사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테슙은 히타이트의 주요 신 가운데 하나로, 아린나(Arinna)에서 숭배된 그의 아내인 여신(아린나의 위치와 여신의 이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위상을 지녔습니다.

한편 이 지역 자체는 1927년부터 학계에 알려져 있었지만, 본격적인 첫 고고학 조사는 1993년에야 이루어졌습니다. 1995년에는 고고학자이자 히타이트 연구의 권위자인 올리버 거니(Oliver Gurney)가 처음으로 이 일대를 고대 지팔란다와 동일시할 것을 제안하며 논쟁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해발 1,116미터 고지 위의 거대 유적

우사클리 고분은 해발 1,116미터 지점에 약 2헥타르 규모의 중심부를 이루고 있으며, 그 주변을 면적 10헥타르에 달하는 거대한 테라스가 감싸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고고학 사절단이 실시한 지구물리학적 탐사에서도 최근 몇 년간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잇따랐습니다. 테라스와 그 인접 가장자리, 그리고 새로운 구조물이 추가된 벽 일대에서 대형 건물의 흔적이 확인된 것입니다.

잃어버린 히타이트 성도  지팔란다 , 폭풍의 신 테슙의 사원이 밝혀지다

차디르와 우사클리, 어느 고분이 진짜 지팔란다인지에 대한 논쟁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폭풍의 신의 사원과 요새가 확인된 우사클리는 잊혀진 히타이트 성지의 실체를 밝혀줄 가장 유력한 단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