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핀란드 철기시대 레반루타 매장지 보석 금속, 남부 유럽에서 유래했다

핀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고고학 유적지 중 하나인 레반루타(Levänluhta) 매장지에서 인골과 함께 발견된 장신구 재료가, 기존 학계의 통념과 달리 남부 유럽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핀란드 남서부 이소키뢰(Isokyrö)에 위치한 레반루타 유적은 서기 300~800년, 즉 지중해 지역보다 늦게 시작된 핀란드 철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호수에는 주로 여성과 어린이로 구성된 약 100명이 안치되었으며, 일부 고인은 구리·청동·황동 합금으로 만든 팔찌와 목걸이를 착용한 채 묻혔습니다.

핀란드 철기시대 레반루타 매장지 보석 금속, 남부 유럽에서 유래했다

연구를 이끈 엘리사베트 홀름크비스트-시필라(Elisabeth Holmqvist-Sipilä) 연구원에 따르면, 장신구에 사용된 금속의 기원은 지구화학적 조성과 납 동위원소 비율 분석을 통해 규명되었습니다. 이 보석들은 핀란드 철기 시대를 대표하는 형태로, 현지 공방에서 녹여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철기 시대 핀란드에서는 구리 광석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금속이 해당 지역 자체에서 생산되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동안 고고학자들은 핀란드 철기 시대에 유통된 구리가 주로 스칸디나비아 남부의 구리 광상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금속 유물의 구리 역시 수입품으로 확인되면서, 이러한 해석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헬싱키 대학교 고고학자들과 핀란드 지질조사국(Geological Survey of Finland)이 공동 수행한 이번 연구는 레반루타에서 출토된 청동 및 황동 장신구의 기원을, 핀란드·스웨덴 및 유럽 각지에서 알려진 구리 광석과 납의 지구화학적 조성 및 동위원소 비율과 비교해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게재되었습니다.

핀란드 철기시대 레반루타 매장지 보석 금속, 남부 유럽에서 유래했다

분석 결과, 유물에 사용된 구리는 핀란드나 인근 지역 산이 아니라 광범위한 교역 네트워크를 통해 핀란드까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그 근원지는 아마도 남부 유럽일 것이라고 홀름크비스트-시필라 연구원은 설명합니다.

납 동위원소 비율을 기준으로 볼 때, 유물 속 구리는 그리스와 불가리아에서 발견되는 구리 광석과 일치했습니다. 이 지역은 청동기 시대와 철기 시대에 걸쳐 대량의 구리를 생산했으며, 그 산물은 선물·전쟁 전리품·상품 등의 형태로 유럽 전역에 퍼졌습니다.

핀란드 철기시대 레반루타 매장지 보석 금속, 남부 유럽에서 유래했다

금속은 또한 오래된 물건을 녹여 새 주형의 원료로 삼는 방식으로 재활용되었습니다. 청동기 시대에 핀란드에 도달한 금속 일부가 레반루타 지역에서 재활용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에밀 알토넨 재단(Emil Aaltonen Foundation)의 지원을 받은 이 프로젝트의 결과는, 유럽 대륙의 구리 교역망 상품이 발트해를 통해 핀란드까지 도달했음을 보여주며, 해당 지역이 유럽 전역의 광범위한 구리 교환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아울러 이번 성과는 선사 시대 금속 유물이 지닌 시간적·기술적 특성도 드러냅니다. 원자재는 오랜 세월과 아득한 거리,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이곳에 도달했을 것입니다. 이 지역 장인 작업장에서는 국제적으로 유통된 금속을 철기 시대의 방식으로 보석으로 가공했는데, 이는 아마도 지역 정체성과 착용자의 거주지를 나타내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