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차 섬(Ponza)은 로마와 나폴리 사이 해안에 위치한 치르체오 곶에서 남쪽으로 약 33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폰티네 제도 중 가장 큰 섬입니다.
이 섬에는 고대부터 발굴된 수많은 동굴과 터널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Grotte di Pilato(빌라도의 동굴)라 불리는 5개 동굴로 이루어진 시스템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동굴은 폰차 항구 남동쪽, 마돈나 언덕 기슭, 마을 묘지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인들은 단단한 암반을 깎아 정교하게 이 동굴들을 조각했으며, 해수면 아래까지 이어지는 장식 구조까지 설계했습니다. 지붕이 덮인 4개의 저수조가 수중 터널을 통해 커다란 야외 수영장(저수지)과 연결된 형태입니다.
이 저수조는 로마인들이 신성한 화목의 선물로 여겼던 물고기, 아마도 곰치(머레이장어)를 기르는 양식장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저수조에는 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문으로 닫히는 5개의 구멍이 있으며, 잡아 올린 물고기를 다른 4개의 저수조 중 하나로 옮겨 둘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동굴이 양어장 기능을 했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풍랑이 심하거나 만조가 되면 저수조 가장자리가 물에 잠겨 물고기가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대신 그들은 이곳이 수영장과 목욕탕용 저수조를 갖춘 스파(욕장)였다고 믿습니다.

실제로 로마 제국에서 넓은 바다에서 목욕하는 것은 평민들의 관습이었고, 귀족들이 사회적 지위를 스스로 더럽힐 리 없었습니다. 또한 황실 가문은 공공장소에서 목욕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수에토니우스(Suetonius)에 따르면 티투스는 예외적으로 그렇게 한 최초이자 유일한 황제였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로, 메인 수영장 바닥에는 대리석으로 마감된 세 줄의 계단이 남아 있는데, 이는 동굴이 실제 스파였음을 뒷받침합니다.

벽면에는 신상(神像)이 안치되었을 법한 벽감도 있습니다. 1997년 고고학 발굴에서는 흰 대리석으로 조각된 아폴로 또는 디오니소스 조각상과 함께 작은 응회암 제단, 일부 테라코타 램프가 출토되었습니다.
동굴은 넓은 계단을 통해 거대한 로마 빌라와 연결되어 있었으며, 한때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소유였던 이 별장의 유적은 언덕 위에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이는 동굴이 황제와 그 가족만을 위한 사적 온천이었다는 이론을 강력히 뒷받침합니다. 현재 이 동굴은 바다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빌라도의 동굴'이라는 이름은 흥미로운 전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반란 진압을 위해 파견된 젊은 빌라도가 이 섬의 총독으로 임명되었고(그는 이곳에서 '폰티우스'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팔레스타인으로 떠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후의 행적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폰차 섬의 매력은 빌라도의 동굴만이 아닙니다. 이 섬은 군도 최초의 식민 개척자인 에트루리아인들이 판 푸른 동굴로도 유명하며, 도시와 키아이아 디 루나(Chiaia di Luna) 해변을 연결하는 로마 시대 지하 터널 탐방도 가능합니다.
참고 자료
Ponza / Zingarate 블로그 / iPonza / Ponza Racconta(Ernesto Prudente) / Wikipedia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