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아라무 무루의 문: 페루 티티카카 호수변, 자연의 조각품인가 미완성 잉카 건축물인가

페루 남부 푸노(Puno) 주 엘 콜라오(El Collao) 지방을 이루는 5개 구역 중 하나인 일라베(Ilave) 일대에는 수십 년간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온 거대한 암석 구조물이 있습니다. 일라베와 줄리(Juli) 두 도시 사이, 티티카카 호수와 볼리비아 국경 인근에 자리한 이 바위에는 마치 거대한 문이 새겨진 듯한 형상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아라무 무루(Aramu Muru)의 문, 혹은 하유마르카(Hayu Marca, 케추아어로 '영혼의 계곡')의 문이라고 불립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목격되는 장소는 아니지만, 작지만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품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왜 이 문을 조각했으며, 어째서 미완성으로 남겨졌는지에 대한 답을 아무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라무 무루의 문은 한 변이 약 7m에 달하는 정사각형 형태의 막힌 문 모양이 암석 노두에 새겨진 건축적 부조입니다. 추정되는 문의 높이는 1.98m로, 실제 사람이 통과하기에 적당한 크기입니다. 1990년대 초 투어 가이드 호르헤 루이스 델가도 마마니(Jorge Luis Delgado Mamani)에 의해 알려진 이후, 이곳은 페루 남부를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라무 무루의 문: 페루 티티카카 호수변, 자연의 조각품인가 미완성 잉카 건축물인가

'영혼의 계곡' 또는 스톤 포레스트(Stone Forest)로 불리는 이 일대는 동물, 건축물, 각종 구조물을 연상시키는 기발한 형태의 암석들이 즐비하지만, 이들 역시 대부분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 문 역시 인공이 아닌 자연 기원일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놀랍게도 이 유적에 대한 본격적인 고고학적 분석은 지금까지 한 번도 수행된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전설이 부족한 곳은 아닙니다. 원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을 신성한 장소로 여기며 '신들의 땅으로 가는 문'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가장 널리 퍼진 이야기는 의외로 근래의 것으로, 몇십 년 전 출간된 책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스페인 침략 당시 잉카의 성직자가 '일곱 광선의 신의 열쇠'라 불리는 황금 원반을 들고 도망쳤고, 이 문 앞에서 마법 의식을 통해 황금 원반으로 문을 열어 반대편 세계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초자연 현상과 우주 포털 설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은 더욱 흥미로운 디테일을 발견했습니다. 쿠스코에 남아 있는 주요 잉카 신전 코리칸차(Koricancha)에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원반을 끼울 수 있는 홈이, 문에 정확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주제를 다루는 일부 작가들은 스스로 문을 넘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하는데, 이는 물론 검증된 사실이 아닙니다.

오늘날 이 독특한 관문을 찾는 소풍과 가이드 투어는 인근 마을에서 상시 운영됩니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는 잉카 성직자를 흉내 내며 바위 틈에 몸을 기대는 관광객들의 사진이 가득합니다. 참고로 '아라무(Aramu)' 혹은 '아마루(Amaru)'라는 이름에서 이 장소의 명칭이 유래했다고 전해집니다.


참고 자료

Labyrinthina / Cronica Andina(페르난도 E. 마르티네스) / Andean Awakening(호르헤 루이스 델가도)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