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간 정글 아래 잠들어 있던 마야 문명의 거대한 흔적이 라이다(LiDAR) 기술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새로운 유적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야 도시들이 서로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그 예상을 뛰어넘는 상호 연결망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틱칼(Tikal) 유적의 3D 렌더링 이미지. 이번 조사에서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피라미드가 새롭게 확인되었다.
“2000㎢짜리 마야 대도시?” 오보의 진실
2018년 2월 14일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Libération)은 “정말로 면적 2000㎢, 인구 1000만 명에 달하는 마야 도시를 발견한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수천 개의 마야 구조물을 하나의 거대 도시로 잘못 번역해 보도한 언론들의 오보를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프랑스 과학지 사앙스 에 부튀니르(Sciences et Avenir)는 같은 해 2월 5일 이미 이에 대해 바로잡은 바 있습니다.
수천 개의 미지 구조물, 라이다가 밝혀내다
이번 발견은 예외적인 성격을 지닙니다. 수 세기 동안 울창한 삼림 천개 아래 숨겨져 있던 수천 개의 미지의 마야 건축물이 비로소 고고학자들에 의해 확인된 것입니다. 여기에는 피라미드, 궁전, 의례 중심지는 물론, 경작지나 주거지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구들까지 포함됩니다.
이 유적들은 모두 과테말라 북부 정글에 위치해 있으며, 2006년 설립된 비영리 연구재단인 파쿠남 재단(PACUNAM, Patrimonio Cultural y Natural Maya) 산하 컨소시엄이 항공 원격탐사 시스템인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활용해 발견했습니다. 필립 노드데오(Philippe Nondédéo)가 이끄는 프랑스·과테말라 공동 프로젝트 ‘나흐툰(Naachtun)’ 역시 이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140㎢에 달하는 라이다 촬영의 혜택을 입었습니다.
레이저로 실현한 ‘가상의 삼림 벌목’
라이다는 고정밀 GPS와 결합해 두꺼운 숲 아래까지 포함한 지표면의 모든 디테일을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조사에서도 성공적으로 활용된 바 있습니다. 항공 관측 중 기록된 모든 데이터는 강력한 알고리즘으로 필터링되어, 3D 사진측량 복원을 통해 지형의 디지털 모델을 만들어냅니다. 요컨대 라이다는 광대한 지역 위에서 일종의 ‘디지털 가상 삼림 벌목’을 수행해 지형의 모든 세부 정보를 드러내는 셈입니다.

라이다 조사 결과, 엘팔마르(El Palmar) 마야 도시가 기존 생각보다 무려 40배나 넓은 것으로 밝혀졌다. © PACUNAM
이번 디지털 지도 작성은 페텐(Petén) 북부 9개 지역, 총 2100㎢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특히 1990년 중앙아메리카에 남아 있는 최대 규모의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마야 생물권보전지역’이 포함됩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은 라이다 항공 촬영이 이루어진 페텐 북부(과테말라)의 고고학 조사 지역들이다. 엘조츠, 라코로나-아치오탈, 홀물, 나흐툰, 우악사크툰, 슐툰-산바르톨로, 틱칼, 엘페루-와카, 엘틴탈. © PACUNAM
전문가들이 말하는 라이다의 힘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의 메소아메리카 고고학 전문가 마이클 E. 스미스(Michael E. Smith) 교수는 “라이다는 지표를 매우 정밀한 축척으로 상세히 지도화할 수 있는 비교적 새로운 항공 원격탐사 기술”이라며, “기존의 위성이나 항공기 기반 지도 제작 방식보다 월등하다. 라이다는 빽빽한 식생을 뚫고 들어갈 수 있어, 정글 식생 때문에 전통적인 지도 작성이 어려웠던 마야 저지대에 이상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여러 도시 중심지와 정교한 관개 시스템, 우기에도 통행할 수 있도록 높이 쌓아 올린 가도 등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고립된 가옥부터 저수지, 방어 시설에 이르기까지 6만 개가 넘는 개별 구조물을 특정했습니다. 놀랍게도 마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방문객이 찾는 도시 중 하나인 틱칼에서조차, 지금까지 언덕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은 높이 30m의 피라미드임이 밝혀진 것입니다.

왼쪽은 삼림에 덮인 엘조츠(El Zotz) 지역의 라이다 영상, 오른쪽은 지표와 숲속 구조물의 모든 디테일을 드러내는 3D 복원 영상이다. © PACUNAM / Garrison / Proyecto Arqueologico El Zotz
기존 지도의 40배, 그리고 도시 간 연결망
미국 툴레인 대학교(뉴올리언스)에서 홀물(Holmul) 프로젝트를 이끌며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프란시스코 에스트라다-벨리(Francisco Estrada-Belli)는 “일부 경우 알려져 있던 도시 중심지가 기존 지도가 보여주던 것보다 무려 40배나 넓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중 몇몇 기념비적 복합유적은 별개의 유적으로 여겨져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성과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바로 서로 다른 마야 도시들 사이의 미지의 상호 연결입니다. 이 지역은 고전기(서기 250~900년)를 중심으로 건축적 풍요로움으로 고고학자들에게 잘 알려진 곳입니다. ‘마야 생물권보전지역’은 틱칼을 비롯한 고대 도시들이 집중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며, 틱칼은 10세기에 버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이다 조사 분석을 통해 얻어진, 삼림이 제거된 틱칼의 3D 영상. © PACUNAM
성급한 해석은 경계해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아메리카 고고학 연구실(UMR 8096) 명예 연구국장이자 나흐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도미니크 미슐레(Dominique Michelet)는 “얻어진 각각의 영상에는 1500년에 걸친 인간 정착의 역사가 응축되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성급한 해석을 경계하며, “수백만 명에 이른다는 식의 인구 추론은 단순히 놀라울 따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클 E. 스미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에 동의합니다. “라이다는 분명 마야의 식민과 인구학 연구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멋진 3D 지도를 만드는 예비 단계에 불과하다. 건축, 인구, 나아가 이 사회들의 운영 방식에 대한 확실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신뢰할 만한 인구 추계를 얻으려면 더 정밀한 분석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마야 저지대 전역의 정착 모델은 새롭게 재검토되어야 할 판입니다.

나흐툰 지역(140㎢)의 라이다 촬영 영상. 빨간점 하나하나가 확인된 1만 2000개의 구조물을 나타낸다. © Naachtun/PACUNAM
나흐툰 프로젝트: 틱칼에 필적하는 밀집도
나흐툰 프로젝트
필립 노드네오(Philippe Nondédéo) 소장은 “우리 활동의 핵심 지역인 과테말라 해당 지역에 대한 라이다 영상 분석 결과는 진짜 충격이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나흐툰은 페텐 지역과 엘미라도르 분지에 위치한 중요한 마야 중심지로, 그는 2011년부터 도미니크 미슐레와 함께 이곳을 연구해 왔습니다.
두 연구자는 예정된 논문에서 라이다 기술이 제공한 결과 덕분에 조사 영역이 140㎢, 즉 기존 조사 면적의 70배로 확장되었음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모든 시기에 걸쳐 무려 1만 2000개의 구조물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그들이 상상했던 어떤 것보다도 높은 정착 밀도이며, 유일하게 유구가 없는 곳은 습지대뿐이었다고 합니다. “이 결과를 라이다 촬영이 이루어진 다른 모든 마야 유적과 비교해 보면, 나흐툰은 구조물의 밀도 면에서 이제 위대한 틱칼에 필적하는 곳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