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기원전 1300년 건설, 지금도 차량이 건너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 그리스 카자르마(Kazarma) 미케네 다리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아르골리스(Argolis) 지방에는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1300년경에 건설된 다리 네 개가 오늘날까지 남아 있습니다. 고대 도시 미케네(Mycenae)와 티린스(Tiryns)를 같은 지역의 성지 에피다우로스(Epidaurus)와 이어주던 옛길 위에 세워진 이 다리들 가운데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꼽힐 뿐 아니라, 현재 사용 중인 유럽 다리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소위 카자르마(Kazarma) 다리, 일명 아르카디코(Arkadiko) 다리입니다.

카자르마 다리는 나플리오(Nafplio)에서 리구리오(Ligourio)까지 이어지는 현대 고속도로에서 북쪽으로 약 25m 떨어진 곳, 아기오스 이오안니스(Agios Ioannis) 마을에서 서쪽으로 약 15km 지점, 그리고 카자르마 아크로폴리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140m 위치에 자리합니다. 작고 소박한 규모는 전형적인 미케네 요새 건설에 사용된 거대한 석재들과 신기한 대조를 이룹니다.

기원전 1300년 건설, 지금도 차량이 건너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 그리스 카자르마(Kazarma) 미케네 다리

기원전 1300년경에 함께 세워진 네 개의 다리 중 이 지역 농부와 주민들이 지금도 계속 건너고 있는 다리는 카자르마 다리가 유일합니다. 같은 하천을 가로지르면서 더 넓은 경간과 약간 더 높은 아치를 갖춘 페트로게피리(Petrogephyri) 다리는 이미 통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아르카디코 마을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다리는 사실상 폐허가 되어 퇴적물 아래 파묻혀 있습니다.

카자르마 다리가 3,000년 넘게 버틴 비결은 건축 방식에 있습니다. 이 다리는 어떤 종류의 모르타르나 시멘트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커다란 키클롭스식(cyclopean) 석재 블록을 쌓아 올려 만든 코벨 아치(corbel arch) 방식의 환부(vault)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신 돌과 돌 사이의 틈새에 작은 돌들을 끼워 넣어 전체를 안정시켰는데, 접착 재료 없이 중력과 마찰만으로 그 자리를 지켜온 셈입니다.

개구부의 경간은 약 1m이며, 다리 전체는 길이 22m, 바닥 폭 5.60m, 높이 4m에 이릅니다.

기원전 1300년 건설, 지금도 차량이 건너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 그리스 카자르마(Kazarma) 미케네 다리

다리 상단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폭은 2.50m로, 차량 통행을 위해 별도로 표시된 너비입니다. 실제로 오늘날에도 이 좁은 석조 다리 위로 자동차가 지나다닙니다.

아르골리스 북부의 더 넓은 리코트루피(Likotroupi) 지역에도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또 다른 다리가 남아 있는데, 제원은 카자르마 다리와 매우 비슷합니다. 바닥 폭이 5.20m, 상단 폭은 2.40m이며, 경간은 1m가 조금 넘습니다. 특히 이 도로에는 차량이 길을 따라 안내될 수 있도록 만든 연석이 지금도 남아 있어, 당시 미케네의 도로 정비 수준을 짐작게 합니다.

기원전 1300년 건설, 지금도 차량이 건너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 그리스 카자르마(Kazarma) 미케네 다리

이 다리들은 모두 미케네의 중심지와 팔레아 에피다우로스(Palea Epidavros) 항구를 연결하던 미케네 도로의 일부였습니다. 이 도로는 언덕의 경사면을 따라 뻗어 있었으며, 옹벽으로 보강되어 단단하게 요새화되어 있었습니다.

미케네인들의 설계 철학 역시 흥미롭습니다. 경로를 최단거리로 잡기보다는 도로가 최대한 평평하고 넓어지도록 설계해 차량이 어려움 없이 건널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당시에는 말에게 편자를 채우지 않았기 때문에, 노면은 흙과 자갈만으로 덮어 부드럽게 관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