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이집트 소하그서 이시스 여신 신전·프톨레마이오스 시대 감시탑 발굴…미라 30구·무덤 85기 확인

나일강 서안에서 드러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항로 요충지

이집트 고고학 발굴단이 상(上)이집트 소하그주, 아크밈(고대 파노폴리스)에서 약 6km 떨어진 나일강 서안 일대에서 프톨레마이오스 3세 시대 여신 이시스에게 봉헌된 신전 유적과, 나일강 항행을 통제하던 검문소 겸 망루 유적을 발굴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유물 출토피를 넘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물류·행정 체계와 당대 이집트인의 종교 생활, 장묘 문화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타워 하우스' 형태의 감시탑…나일강 항해를 통제하던 거점

고대유물 최고위원회 사무총장 모스타파 와지리(Mostafa Waziri) 박사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검문소는 진흙 벽돌(어도비)로 축조된 건물로, 학계에서 '타워 하우스(tower house)'라 불리는 구조와 유사합니다.

와지리 사무총장은 “이 시설은 지역 간 물자 운송 관리, 세금 징수, 선박의 안전 확보, 그리고 나일강 항해에 대한 검사와 감독을 목적으로 세워졌다”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나일 교통망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집트 소하그서 이시스 여신 신전·프톨레마이오스 시대 감시탑 발굴…미라 30구·무덤 85기 확인

길이 33m의 이시스 신전…개방형 홀에서 제단까지 이어지는 구조

발굴된 신전은 여신 이시스에게 바쳐진 것으로, 남북 축을 기준으로 길이 33m, 폭 14m 규모입니다.

고대유물 최고위원회 이집트 고대유물국 책임자 아이만 아슈마위(Ayman Ashmawy) 박사는 신전의 평면 구조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중앙에 네 개의 기둥이 일렬로 늘어선 개방형 직사각형 홀이 있고, 그 뒤로 두 개의 기둥을 갖춘 가로 홀이 이어져 제단으로 연결되는 구성입니다.

신전 중앙부에는 계단이 확인되었으며, 바닥은 현지에서 채석한 석회암 판석으로 마감되어 있었습니다. 신전 북쪽에서는 석회암으로 만든 정화(淨化) 대야와 봉헌 명판도 함께 출토되었습니다.

로마 시대 동전 38점과 민중문자 오스트라카…제사장의 식탁까지

발굴 과정에서는 로마 시대 주화 38점, 석회암 기둥 파편, 그리고 민중 문자(데모틱)로 새겨진 오스트라카(토기·석편 기록물) 5점이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수습된 동물 뼈를 분석한 결과, 신전 제사장들이 섭취한 음식의 잔해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신전이 의례 공간을 넘어 실제 생활이 이루어진 곳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됩니다.

이집트 소하그서 이시스 여신 신전·프톨레마이오스 시대 감시탑 발굴…미라 30구·무덤 85기 확인

감독관의 집과 급여 문서…고왕국 말기~프톨레마이오스 시대 무덤 85기

상이집트 고대유물 중앙청장 모하메드 압델바디(Mohamed Abdel-Badi)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현장을 관리했던 한 감독관의 집과, 그의 이름·급여·직무 내용이 담긴 문서 흔적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고왕국 말기부터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조성된 약 85기의 무덤입니다. 무덤의 형식 또한 매우 다양합니다.

  • 산기를 여러 층으로 파내려간 무덤
  • 매장실로 이어지는 통로를 하나 이상 갖춘 무덤
  •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 매장실에 도달하는 구조의 무덤

그리스어·신관문자·민중문자 비문이 새겨진 미라 30구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무덤들에서는 고대 그리스어, 신관 문자(히에라틱), 민중 문자(데모틱) 등 세 종류의 문자로 비문이 새겨진 미라 30구가 출토되었습니다.

비문에는 대체로 고인의 이름,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이름, 거주지, 직업, 사망 당시 나이가 기록되어 있으며, 고대 이집트 신들에게 드리는 기원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의 삶을 직접 전해주는 1차 자료로서 그 가치가 큽니다.

이집트 소하그서 이시스 여신 신전·프톨레마이오스 시대 감시탑 발굴…미라 30구·무덤 85기 확인

자발 하리디 채석장 문서화…람세스 3세 신전의 돌 공급지였다

발굴단은 유적 인근 채석장군에 대한 기록화 작업도 병행해 채석장을 정비하고, 하리스 파피루스(Harris Papyrus)에 언급된 람세스 3세의 동굴 벽화를 보강했습니다.

하리스 파피루스에는 람세스 3세가 제10현(노움)에 자신을 위한 신전을 세우기 위해 숙련된 석공 38명을 이 일대, 즉 자발 하리디(Jabal Haridi)로 파견해 돌을 잘라내게 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의 채석장 3곳도 문서화되면서, 자발 하리디가 우수한 석질 덕분에 당대 최중요 석재 공급지 가운데 하나였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이번 발굴은 신전·무덤·채석장을 아우르는 복합 유적으로, 나일변 도시의 전성기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