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북부 요크셔 주 동부에 위치한 포킹턴(Pocklington) 마을 인근에서 철기시대 유골 150구가 발굴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요크셔 포킹턴 묘지의 전사 무덤에서 출토된 철기시대 후기 창촉(기원전 425~25년)
2500년간 잠들어 있던 거대 묘지
네크로폴리스(대규모 묘지). 창촉과 검을 곁에 두고 2500년간 잠들어 있던, 보존 상태가 특히 좋은 유골 150구가 포킹턴의 대규모 묘지에서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묘지는 제2차 철기시대, 즉 라텐 문화기(기원전 425년~기원전 25년)에 조성된 것으로, 영국에서 이 시기와 관련해 지금까지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된다. 무덤 75기 가운데 하나에서는 영국에서 이 시기의 것으로는 유일하게 확인된 방패까지 출토되었다.
고고학자들이 관찰한 매장 의식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유골은 소위 '아라스 문화(Arras culture)' 집단에 속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라스 문화란 1940년 저명한 호주 출신 고고학자 고든 차일드(Gordon Childe, 1892~1957)가 명명한 용어로, 북갈리아 켈트족의 매장 풍습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장례 관습을 지닌 집단들을 일컫는다. 함께 출토된 토기와 유리·호박 구슬 역시 이러한 기원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포킹턴 네크로폴리스에서 출토된 산호로 장식된 청동 팔찌 © MAP Archaeology
이번 유적은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었고, 말턴(Malton)에 본부를 둔 MAP 고고학연구소(Map Archaeological Practice)의 고고학자들이 긴급 발굴에 나섰다. 연구진은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이 유골들이 대륙에서 비교적 최근 이주해 온 집단의 것인지, 아니면 오래전부터 브리튼 섬에 정착해 살았던 사람들의 것인지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영국 고대 정착사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리 근교 생제르맹앙레 소재 국립고대박물관 철기시대 학예관 로랑 올리비에(Laurent Olivier)는 "이 유물들은 같은 시기 샹파뉴와 파리 분지에서 발견된 것들과 완전히 동일하다. 2003년 로아시(Roissy)에서 출토된 전차 무덤과 검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갈리아와 브리튼의 연결고리
프랑스 북부 갈리아인들과 잉글랜드 주민들 사이의 연관성은 실로 아주 이른 시기부터 기록으로 확인된다. 올리비에는 "카이사르의 저술에는 대륙의 일부 민족과 브리튼 제도 사이의 관계가 명확히 언급되어 있다. 전승에 따르면 기원전 5세기부터 3세기 사이에 벨기에 갈리아, 즉 마른강 이북으로 오늘날 샹파뉴에서 라인강에 이르는 지역 출신 집단들이 잉글랜드에 건너가 정착했다고 전해진다"라고 밝혔다. 그는 철기시대가 대규모 인구 이동이 활발했던 격변의 시기였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고대에는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리스·로마 세계의 지리학적 지식을 총망라한 저서 『지리학』에서 벨기에 갈리아와 아르덴 지역 주민들에게 '파리시이(Parisii)'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흥미롭게도 요크셔 지역에도 같은 이름의 부족 '파리시'가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두 지역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번 묘지 발굴은 앞으로 영국에서 진행되는 철기시대 집단 연구 중 가장 방대한 규모의 프로젝트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잉글랜드 땅에 잠든 이 150구의 유골이 갈리아와 브리튼을 잇는 숨겨진 역사의 열쇠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