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5300년 전 얼음 인간 '외치', 위궤양을 일으키는 세균에 감염되어 있었다

유명한 얼음 미라 '외치(Ötzi)'의 위에서 위궤양과 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키는 세균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외치가 실제로 이러한 질환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5300년 전 얼음 인간  외치 , 위궤양을 일으키는 세균에 감염되어 있었다

외치 미라에서 채취한 검체.

헬리코박터균의 발견

외치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DNA 해독이 완료되었고, 장 내용물 분석을 통해 생전 마지막 식사의 메뉴까지 확인되었으며, 죽음의 경위도 상당 부분 규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 기록 또한 상세합니다. 전문가들은 그가 심장 질환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었고, 장에 기생충이 있었으며, 관절염과 라임병, 치주 감염으로 치아 통증까지 겪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분석 결과, 약 5300년 전에 살았던 이 얼음 인간의 위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세균이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세균은 위궤양 및 십이지장 궤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연구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외치의 위와 장 엑스레이 사진:

5300년 전 얼음 인간  외치 , 위궤양을 일으키는 세균에 감염되어 있었다

독성이 강한 균주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서식하지만, 외치의 미라에서는 이렇게 섬세한 조직이 보존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국제 과학자 팀은 새로운 분석 방법을 개발하게 됩니다.

이탈리아 볼차노 유럽아카데미(EURAC)의 프랑크 마이크너(Frank Maixner)는 "위 내용물에서 DNA 전체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이 단계를 거친 뒤 DNA 서열을 분리해 5300년 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게놈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또한 오늘날 이 세균에 감염된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표지 단백질도 발견했습니다. 이는 외치의 면역 체계가 감염에 반응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아래는 미라 조직에서 확인된 헬리코박터균의 농도입니다:

5300년 전 얼음 인간  외치 , 위궤양을 일으키는 세균에 감염되어 있었다
출처: Südtiroler Archäologiemuseum/EURAC/Marco Samadelli-Gregor Staschitz-Central Hospital Bolzano.

외치는 실제로 아팠을까?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10%는 위염이나 소화성 궤양과 같은 임상적 합병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질환의 진단은 내시경과 생검을 통한 점막 검사에 기반합니다.

해당 조직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크너는 "얼음 인간이 위장 문제를 겪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외치에게는 이러한 질환이 발생할 조건들이 이미 갖춰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예상을 뒤엎은 게놈 분석 결과

세균의 게놈을 재구성한 후 유전학자들은 그 배열을 더욱 자세히 연구했습니다. 토마스 라테이(Thomas Rattei)는 "외치에게서 오늘날 유럽인에게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균주를 찾을 것이라 예상했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현재 주로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에서 관찰되는 균주가 확인되어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특히 독성이 강한 균주가 이 동기 시대 인간의 위에 정착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게놈학이 밝혀내는 유럽 이주의 역사

과학자들은 헬리코박터균이 원래 아프리카 계통과 아시아 계통의 두 가지 균주로 존재했고, 이들이 재조합하여 현대 유럽형이 되었다고 추측합니다.

마이크너는 "이 두 종류 세균의 재조합은 기존 이론과 달리 외치의 시대 이후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며, 이러한 정보는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한" 유럽 이주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