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 자히 하와스(Zahi Hawass)가 투탄카멘 무덤 안에 미지의 공간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영국 이집트학자 니콜라스 리브스(Nicholas Reeves)를 공개적으로 공격했습니다.

기자 평원의 스핑크스 앞에 선 전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 자히 하와스.
왕들의 계곡을 둘러싼 전면전
2011년 이후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직에서 물러났고, 2002년부터 2010년까지는 이집트 최고고대유물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히 하와스 박사는 이집트 고고학계의 발언권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평원의 스핑크스 앞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접대했던 스텟슨 모자와 파란 셔츠의 그는 지금도 그 기세가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대포를 쏘았습니다.
2015년 11월 9일 일간지 '이집트 인디펜던트(Egypt Independent)'에 게재한 격렬한 글에서 자히 하와스는 중부 이집트 아마르나(Amarna) 왕실 무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으며, 투탄카멘 무덤에 숨겨진 미지의 방에서 위대한 여왕 네페르티티의 무덤을 찾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한 영국 고고학자 니콜라스 리브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고대유물부 장관 맘두흐 엘다마티(Mamdouh Eldamaty)가 TV에서 니콜라스 리브스가 왕들의 계곡에서 작업했으며 그곳에서 63호 무덤을 발견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내 귀를 의심했습니다. 나는 리브스 같은 부류의 인물이 거짓된 고고학적 발견을 주장하며 우리 역사를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그는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만원 관객 앞에서 강연을 이어가며 관광객을 이집트로 되돌리려 애쓰는 이 남자는 어째서 이토록 분노하고 있는 걸까요? 두 사람 사이의 적대감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붉은 삼각형은 2000년대 초 니콜라스 리브스 팀이 레이더로 탐지한 공간을 표시합니다. © Damien Hypolite, ARTP Project 왕들의 계곡 지도, S.Nishiyama 편집.
KV63 무덤의 발견과 좌절
2006년 2월, 테베 네크로폴리스에서 KV 63호 무덤("왕의 계곡 63")이 발견되면서 모든 이들의 기대가 고조되었습니다. 이는 1922년 파라오 투탄카멘의 무덤(KV 62)이 발견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무덤이었습니다. 발견의 주역은 미국 멤피스 대학교의 오토 J. 샤덴(Otto J. Schaden)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발굴된 것은 몇 개의 나무 관과 큰 항아리들뿐, 화려한 왕실 보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대에는 단순한 유물 저장고나 미라 제작실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간은 사실 이미 2000년에 니콜라스 리브스 팀이 레이더 탐사를 통해 위치를 파악한 바 있었습니다.
고대유물 횡령 혐의와 3년의 침묵
더욱 주목할 점은, 다른 레이더 이미지들이 투탄카멘 무덤 인근에서 흥미로운 두 번째 공간(KV64)의 존재를 포착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팍툼 아르테(Factum Arte)의 고해상도 사진 조사 결과로 한층 힘을 얻은, '이 일대에 네페르티티의 무덤이 존재할 가능성'이라는 현재의 가설의 출발점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국 이집트학자는 왜 2006년까지 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을까요? 그 사이 그의 고고학 탐사대가 시련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2002년, 고대유물 횡령 혐의가 제기되자 자히 하와스와 이집트 당국은 그의 발굴 허가를 3년간 취소했습니다. 훗날 그는 모든 혐의에서 완전히 무혐의로 판명되었지만, 갑작스러운 공격에 충격을 받은 고고학자는 모든 데이터를 챙겨 이집트를 떠났습니다. 2006년, 자신이 연구하던 지역에서 탐사가 재개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일본 동료와 함께 확보한 레이더 결과를 공개하기로 결심합니다. "내 목표는 우리가 '두 번째 투탄카멘 무덤'의 발견자임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왕들의 계곡이 여전히 지닌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동료 학자들에게 알리는 것입니다"라고 그는 당시 밝혔습니다.
논란이 된 레이더 판독 결과
이 레이더 결과는 자히 하와스에 의해 격렬하게 반박되었습니다. 그는 숨겨진 무덤의 흔적은커녕 네페르티티의 무덤조차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우리는 투탄카멘 무덤 근처에 가상의 매장지가 있다는 추측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영국인 니콜라스 리브스는 레이더 판독을 근거로 왕들의 계곡 64번째 새로운 무덤을 찾아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해당 지역을 직접 탐사한 결과, 발견한 것은 암석의 균열뿐이었습니다"라고 이집트 당국자는 2010년에도 재차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11월 6일 금요일, 상황에 변화가 생깁니다. 현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 맘두흐 엘다마티의 요청으로 프랑스 연구소 HIP(Heritage, Innovation, Preservation)가 KV62 무덤에서 실시한 적외선 열화상 검사의 첫 번째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이것이 매우 고무적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예비 분석 결과, 북쪽 벽의 구역별로 기록된 온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투탄카멘 무덤 안에 네페르티티의 무덤이 있든 없든, 미지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충분히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어쩌면 이 과학적 진전이야말로, 이집트 언론에서 폭발한 자히 하와스 박사의 분노를 설명해 주는 열쇠일지도 모릅니다.
*아마르나 왕실 무덤 프로젝트(Amarna Royal Tombs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