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고고학자들이 상이집트 소하그 주에 위치한 아비도스(Abydos)에서 선왕조 시대의 공동묘지를 발굴했습니다.
벽돌 벽 위에 진흙 벽돌(어도비)을 덮어 마감한 이 무덤은, 최근 상이집트 소하그 주 아비도스의 선왕조 시대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약 5500년 된 유구 중 하나입니다.
최초의 통치자들의 도시, 아비도스가 밝히는 보물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아비도스는 이집트 최초의 통치자들이 있었던 도시로,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보물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 유적지에서 새로운 무덤들과 마을 유구가 발굴되었는데, 이곳은 5500년 전 이집트 권력의 핵심지였습니다. 물론 구왕국 시대의 유명한 피라미드 건축가 파라오들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앞선 최초의 왕들, 즉 상징 동물 문양에서 별칭을 얻은 전갈왕(스콜피온 왕), 가젤왕, 자칼왕, 사자왕, 매왕 같은 군주들입니다. 이들의 유해는 기원전 3700년부터 기원전 2700년경까지 아비도스 왕실 네크로폴리스에 안장되어 있었습니다.
이집트 관광유물부의 위탁을 받아 발굴을 진행한 이집트 고고학자들이 이번에 확인한 무덤들은 기원전 3316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발굴을 지휘하는 마무드 아피피(Mahmoud Affifi) 박사에 따르면, 이곳에는 벽돌로 쌓고 진흙 벽돌로 덮은 대형 지하묘실이 총 15기 있는데, 일부는 길이 14m, 폭 5m에 달합니다. 그는 "이 공동묘지와 함께 확인된 정착지는 아비도스 제1왕조 왕실 무덤의 고위 관리 및 감독관들의 것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왕실 무덤 역시 규모가 매우 컸고 여러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장례 구조물이었습니다. 아울러 왕실 네크로폴리스를 위해 일하던 마을 사람들과 장인들의 오두막, 도구, 항아리, 일상용품 등도 다수 출토되었습니다.
아비도스 왕실 묘지: 데덴(Den) 왕의 무덤은 제1왕조 무덤 가운데 가장 정교한 것으로 꼽힙니다. 이 묘역 복합체는 44m×55m 면적을 차지하며, 계단을 통해 아마도 왕립 조각상이 안치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묘실과 연결됩니다. ⓒ Bernadette Arnaud
고대부터 이어진 약탈의 역사
1804년 프랑스의 이집트학자 에밀-클레망 아멜리노(Émile-Clément Amélineau)에 의해 알려진 아비도스 유적은 왕실 지하묘(히포게움)와 초기 문자의 흔적으로 명성을 얻었을 뿐 아니라, 발굴된 거대한 배 무덤(보트 피트)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배 유구는 제4왕조(기원전 2613~2498)의 쿠푸왕 피라미드를 비롯한 기자 유적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형태로, 아비도스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선박 유적 중 하나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네크로폴리스는 고대부터 심각한 약탈에 시달렸습니다. 기원전 2300년경 이집트에 모습을 드러낸 죽음의 신 오시리스 숭배가 번성하면서 이곳이 순례지가 되었고, 신도들은 최초의 이집트 통치자들의 무덤 사이에서 오시리스의 무덤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오늘날의 아비도스는 교란이 극심해 연구 난도가 매우 높은 유적지가 되었습니다. 미국·독일 전문가들을 필두로 한 연구진이 약 30년간 이곳을 탐사해 왔으며, 최근의 발견들은 이 유적이 지닌 학술적 가치를 다시 한번 실감 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아비도스 유적: 선왕조 시대 최초의 이집트 통치자들의 네크로폴리스가 기원전 3800년부터 확인된 곳입니다. ⓒ Bernadette Arna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