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이집트 최고(最古) 파피루스 첫 공개… 쿠프스 왕 시대의 특별한 기록

파라오 쿠프스(그리스식 명칭 '케오프스') 시대에 작성된,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 최고(最古)의 파피루스가 카이로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이 문서에는 기자 대피라미드 건설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이집트 최고(最古) 파피루스 첫 공개… 쿠프스 왕 시대의 특별한 기록

4500년의 세월을 지닌 이 귀중한 파피루스 조각은 쿠프스의 이름이 등장하는 이집트 최고(最古)의 문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파피루스

기록적인 발견. 이집트 고대유물부는 이 특별한 발견물을 카이로 박물관에서 2주간 전시하기로 결정했다. 공개된 유물은 이집트,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파피루스로, 2013년 프랑스·이집트 합동 고고학 조사단이 수에즈만 방면의 우디 엘자르프(Wadi el-Jarf) 유적에서 발굴한 것이다. 조사단은 파리 소르본대학교의 피에르 탈레(Pierre Tallet) 교수가 이끌었으며, 프랑스 동양고고학연구소(IFAO)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8167 연구팀이 함께했다. 4500년 된 이 극히 희귀한 필사본들은 제4왕조(기원전 2613~2498년)의 유명한 파라오 쿠프스(재위 기원전 2589~2566년)와 동시대에 작성된, 현존하는 유일한 문서다. 시나이 반도 수에즈 박물관의 수장고에 정성껏 보존되어 있던 이 유물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중 앞에 선보인 적이 없었다.

이집트 최고(最古) 파피루스 첫 공개… 쿠프스 왕 시대의 특별한 기록홍해에 접한 파라오 항구 우디 엘자르프 인근 산맥에 굴착된 창고에서 이집트 최고(最古)의 파피루스가 발견되었다. 사진 출처: 우디 엘자르프 고고학 조사단/IFAO

이 파피루스들은 카이로 남동쪽 홍해 연안의 고대 항구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이곳은 고왕국 시대 파라오의 대형 조선소에 자재를 공급하던 선박들이 출항하던 항구였다. 길이 80cm의 두루마리를 포함해 총 300여 개의 조각으로 발견된 이 문서들은, 피라미드에 사용된 것과 똑같은 석회암 격문 뒤에 무심코 버려져 있었고, 배를 보관하도록 만들어진 항구 갱도에서 고고학자들의 손에 넘어갔다. 피에르 탈레는 "이것들은 본래 구왕국 시대, 그중에서도 제5왕조(기원전 2498~2345년)와 제4왕조 말기로 편년된 회계용 파피루스"라고 설명했다. 당시 행정 체계가 요구하듯 모든 내용이 꼼꼼하게 기록된 장부였다. 그중 일부에는 무엇보다 기자 고원의 대피라미드 건설과 통치자 쿠프스가 언급되어 있는데, 발견 당시 프랑스 과학잡지 '사이앙스 에 아브니르(Sciences et Avenir)'가 이를 최초로 보도한 바 있다(2013년 796호).

이집트 최고(最古) 파피루스 첫 공개… 쿠프스 왕 시대의 특별한 기록이 4500년 전의 진짜 회계 파피루스에는 빵, 맥주, 대추야자, 천 조각 등 인도할 식량과 물품, 그리고 인도 예정일까지 빠짐없이 적혀 있었다. 사진 출처: 우디 엘자르프 고고학 조사단/IFAO

관리인 메레르의 항해일지

특히 주목되는 것은 파라오의 관리였던 메레르(Merer)라는 인물의 항해일지다. 그는 매일 자신의 주요 활동을 상세히 기록했는데, 피에르 탈레의 눈길을 끈 문장이 하나 있다. "감독관 메레르는 하루 종일 부하들과 함께 투라(Turah) 채석장에서 돌을 싣는 일을 했다." 카이로 남쪽에 위치한 이 눈부시게 하얀 석회암 광맥은 실제로 대피라미드 외벽을 장식한 석재를 채취하던 곳이었다. 이어 같은 날 그는 이렇게 적었다. "나는 쿠프스의 피라미드에 돌을 인도하러 갔다." 과거에서 전해져 온 놀라울 정도로 생생한 증언이다. 탈레는 이 문서를 "고대 이집트 역사 전체를 통틀어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해독 작업이 진행 중인 이 문서들의 일부 번역본은 올해 말 프랑스 동양고고학연구소(IFAO)를 통해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피에르 탈레는 2015년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차 세계고고학포럼에서 이번 발견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우디 엘자르프 항구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홍해 서안에 자리한 파라오 항구 우디 엘자르프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해상 항구다. 지금은 수면 아래 잠긴 부두에서 선박들이 출항해 만 건너편, 시나이 반도 남부 엘마르카(El-Markha)에 매장된 구리와 청록석(터키석) 광석을 실어 날랐다. 동부 사막과 맞닿은 산악 지대에 굴착된 약 30개의 저장 갱도는 깊이 약 30m의 창고들을 감추고 있었는데, 파피루스 유물은 바로 그곳에 잠들어 있었다. 거대한 석재로 봉인된 창고 일부에는 쿠프스 파라오와 관련된 붉은 잉크의 상형문자 비문이 남아 있었다. 이 항구는 불과 100년 남짓 운영된 것으로 보이며, 이후 당시의 거대 행정 수도 멤피스에 더 가까웠던 북쪽의 아인 수흐나(Ayn Soukhna) 항구에 그 역할을 넘겨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최고(最古) 파피루스 첫 공개… 쿠프스 왕 시대의 특별한 기록

홍해에 위치한 쿠프스 파라오의 옛 항구 우디 엘자르프에 남아 있는 항구 건물 유적. 사진 출처: 우디 엘자르프 고고학 조사단/IF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