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피라미드(벤트 피라미드)에서 뮤온 검출기의 성능을 입증한 데 이어, 스캔피라미드(ScanPyramids) 미션의 뮤온 망원경이 이번에는 케오프스 대피라미드를 겨냥하고 나섰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내부 공간을 찾기 위해서다. 프랑스 원자력·대체에너지 위원회(CEA)는 이미 첫 번째 성공 신호를 포착했다.
케오프스 앞에 설치된 '알하젠(Alhazen)' 뮤온 망원경. 중세 아랍·이슬람 세계의 저명한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알하젠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왼쪽부터 카이로대학교 공과대학의 모스타파 에지, CEA 소속의 세바스티앙 프로퀴르, 다비드 아티에, 시몬 부테유.
40도 폭염 속 첫 관측, "잊지 못할 경험"
6월 2일 목요일. 기자 고원에서 섭씨 40도가 넘는 무더위를 견뎌낸 CEA 연구진은 컴퓨터 앞에 긴장된 마음으로 자리를 잡았다. 화면에는 케오프스를 향해 설치된 뮤온 망원경이 기록한 최초의 영상이 하나씩 흘러나왔다. "녹화 시간은 겨우 1시간 반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대피라미드의 윤곽이 드러나고, 모서리들이 형상을 갖추어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남은 탐사 일정에 큰 희망을 주는 결과였습니다."라고 과학 총괄 세바스티앙 프로퀴르는 말했다. 그는 이번 임무를 "환상적이고 잊지 못할 모험"이라고 표현했다.
CEA는 2015년 10월 카이로대학교 공과대학과 HIP 연구소(Heritage Innovation Preservation)가 이집트 문물부 산하에서 시작한 스캔피라미드 미션에 지난 4월 15일 합류했다. 이 미션은 비침습적 첨단 기술을 동원해 제4왕조의 대형 피라미드 내부를 정밀 스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EA 망원경의 목적은 지구로 끊임없이 쏟아지며 매우 두꺼운 암반까지 통과할 수 있는 입자인 뮤온(myon)에 민감한 가스 검출기를 활용해, 케오프스 피라미드를 깊이 있게 촬영하는 것이다.
"정밀한 영상 확보까지 약 한 달 필요"
이번 탐사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망원경 세 대가 특별히 개발되었다. 에어컨이 갖춰진 텐트 안에 잘 보호된 상태에서 두 대는 케오프스의 동쪽 면을, 나머지 한 대는 북쪽 면을 스캔하고 있다. 그리고 분명히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겪은 문제는 오직 데이터 전송뿐입니다. 검출기에서 우리 연구실로 데이터를 보내는 데 단순한 3G 모뎀을 사용하는데, 연결이 가끔 임의로 끊기곤 합니다."라고 프로퀴르는 덧붙였다.
현재 사클레(Saclay) 연구소로 거점을 옮긴 CEA 팀은 기기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고장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이집트 학생 여럿을 교육해 두었다. 이러한 기술 이전 역시 스캔피라미드 미션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구조적 이상 징후를 탐지할 만큼 충분히 정밀한 영상을 얻기까지 약 한 달이 걸릴 것입니다."라고 프로퀴르는 말했다.
내부 공동(空洞)을 찾아서
이 데이터는 일본 나고야대학이 개발한 또 다른 기법으로 얻은 자료와 결합될 예정이다. 모리시마 구니히로(Kunihiro Morishima) 교수의 연구팀은 우주 입자에 민감한 화학 감광 유제를 입힌 플라스틱 필름 80장을 최근 케오프스 내부에 배치했다. 이 필름들은 이미 2016년 4월 다후슈르의 굽은 피라미드를 정밀하게 촬영하며 그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 CEA의 망원경이 외부에서 기념물의 모서리와 윤곽을 집중적으로 관측한다면, 일본 측의 감광판은 지하 석실과 왕비의 석실 위쪽 영역을 엑스선처럼 투과 촬영하게 된다.
하나의 기념물이 이토록 다양한 첨단 기술의 총동원 속에 탐사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대규모 캠페인의 결과는 공유되어 기계공학부터 고고학에 이르는 여러 분야를 대표하는 과학 위원회들에 제출될 것입니다."라고 스캔피라미드 미션 공동 총괄 메디 타우비(Mehdi Tayoubi)는 설명했다. 이 위원회 중에는 이집트 문물부가 구성하고 자히 하와스(Zahi Hawass) 박사가 조율하는 이집트학자 그룹도 포함되어 있다.
"스캔피라미드의 목표는 케오프스 내부에 공동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실하게 규명하는 것이지, 그것을 해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법의관(法醫官)이 이집트 미라의 사인—독살인지, 골절인지, 혹은 다른 원인인지—을 명확히 밝혀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가문의 권력 다툼이나 질병 등을 추측하며 이 미라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일은 이집트학자와 역사학자들에게 맡기면 됩니다."라고 타우비는 강조했다.

나고야대학 연구팀이 케오프스의 지하 석실에 뮤온 센서를 설치하는 모습. © 스캔피라미드 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