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남쪽에서, '하랄드 블루투스(Harald Bluetooth)' 왕의 통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바이킹 요새가 발견되어 세계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라이다(LiDAR)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덴마크 보그링(Borgring) 바이킹 요새의 3D 렌더링 이미지.
완벽한 원형, 하늘에서 발견된 비밀
완벽한 원형 구조! 마치 '모든 반지를 지배하는 하나의 반지'를 연상시키는 이 유적은, 항공 레이저 스캐닝 기술인 라이다(LiDAR)를 활용한 공중 조사 과정에서 그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발견 장소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남쪽의 보그링(Borgring) 일대로, 이 요새는 10세기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덴마크에서 이러한 유형의 기념물이 확인된 것은 무려 60년 만에 처음입니다.
학술지 안티퀴티(Antiquity)에 최근 게재된 논문에서 저자들은 보그링이 '트렐레보르그(Trelleborg)'라고 불리는 신비로운 방어시설 네트워크에 속해 있다고 주장합니다. 트렐레보르그라는 이름은 셸란(Zealand) 센 슬라겔세(Slagelse) 인근에서 최초로 발견된 원형 요새에서 유래했습니다.

바이킹 원형 요새의 명칭이 된 곳, 셸란 섬의 트렐레보르그 요새 항공 사진.
150m 직경, 네 개의 성문을 가진 군사 요새
이들 요새는 군사적·방어적 목적으로 세워진 웅장한 원형 방어시설입니다. 목재와 흙으로 이루어진 성벽과 함께 V자 형태의 해자(외호)가 둘러져 있으며, 직경 150m에 달하는 보그링 요새에는 동서남북 네 방위에 각각 성문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보그링 바이킹 요새의 3D 복원도. © Peter Jensen Archaeological IT, 오르후스 대학교.
단 5년 만에 세워진 5개의 원형 요새
현재 덴마크에서 완벽한 원형을 이룬 이런 종류의 건축물은 단 5곳만 알려져 있습니다. 호브로(Hobro) 근처의 피르카트(Fyrkat), 아게르스보리(Aggersborg), 논네바켄(Nonnebakken), 그리고 물론 트렐레보르그와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보그링입니다.
오르후스 대학교의 고고학자 쇠렌 신텍(Soren Sindbaek)에 따르면, 이 방어시설들은 서기 975년부터 980년까지 극히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건설되었습니다. 당시 덴마크의 통치자는 하랄드 블루투스 왕(Haraldr Gormsson, 910~986)으로, 덴마크의 통일과 기독교화를 이뤄낸 인물입니다.
바이킹 사회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발견
그렇다면 이 축조물들은 왜 그토록 학계의 관심을 끌까요? 그 이유는 바이킹이 지금까지 권력 다툼을 벌이는 작은 부족 사회들의 연합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요새들은 엄격하게 동일한 설계에 따라 대규모 토목 공사를 필요로 했으며, 이는 계획 권한을 가진 중앙 권력 아래 노동력이 결집되어 공동의 사업을 수행했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흥미롭게도 모든 요새는 비슷한 환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구가 어느 정도 밀집한 비옥한 지역의 중심부, 주요 교통로 인근, 내부에는 긴 지붕의 주거 동(longhouse)이 들어섰으며, 개방된 수역으로 통하는 강 하구에 위치하고, 바다로부터의 공격에 취약하지 않으면서도 잘 보이는 곳에 세워졌습니다.
이러한 요새들은 바이킹 문화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높은 수준의 조직력과 중앙집권화를 보여줍니다. 아마도 슬라브족과 게르만족 등 강력한 외부 적과 맞서야 했던 특수한 군사적 상황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매년 열리는 트렐레보르그 페스티벌에서 재현되는 바이킹 전투. © Nissen Mads /AP/SIPA
무선 기술 '블루투스'의 어원이 된 왕
참고로 '하랄드 블루투스'는 영어로 'Bluetooth'라고 불리는데, 그는 자신이 사망한 지 1000년 후 자신의 이름이 무선 컴퓨터 통신 기술의 이름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블루투스 기술의 이름이 바로 이 바이킹 왕에서 유래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