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들이 4세기 로마의 무시무시한 전쟁 무기를 3D로 재구성해냈다. 이 글은 2018년 3월호 Sciences et Avenir(853호)에 실린 기사의 발췌문이다.

황소 리부르눔(ox liburnum, 고대 도해를 옮긴 15세기 사본)은 당시 제안된 혁신 장치 가운데 하나다. 황소의 힘으로 노를 젓는 이 선박의 모습은 위의 3D 재구성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은 베르나데트 아르노(Bernadette Arnaud)의 기사 「혁신, 로마 군단의 선봉」의 일부로, 전문은 2018년 3월 21일까지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Sciences et Avenir 853호에 실려 있다. 해당 호의 표지 기사는 '우주를 만드는 마법의 숫자'이다.
제국의 운명을 건 무기 개혁
4세기 말, 로마의 국경은 사방에서 포위당하고 있었다. 발렌티니아누스 1세 황제는 밀려드는 야만족을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막아내려 했다. 당대 최신 무기로 무장한 군단조차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고, 40만 명 병력과 말, 장비를 유지하는 막대한 비용은 제국 재정을 극한까지 몰아붙였다. 바로 이때 한 사람이 황제에게 조언을 건넸다. 기존 장비의 개선, 지출의 최적화,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공격 장비의 개발이었다.
"이것은 전례 없는 일입니다! 고대에 누구도 경제·재정·화폐·기술의 관점에서 이 모든 문제를 동시에 다룬 적이 없습니다." 카앙-노르망디 대학교 학제간 가상현실 연구소(Cireve) 소장이자 역사학자인 필립 플뢰리(Philippe Fleury)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는 익명의 저자가 남긴 몇 장의 누렇게 바랜 양피지, 즉 이러한 권고가 기록된 원고를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막 마쳤다. 무려 20년에 걸친 대작업이었다.
"데 레부스 벨리키스(De rebus bellicis, 군사에 관하여)는 문학사에서 그 어떤 대응물도 찾을 수 없는 예외적인 원고입니다." 그가 설명한다. 원본은 유실되었지만, 4세기에 집필된 이 글의 15세기 사본이 전해지며, 샤를마뉴 시대(8~9세기)부터 11세기 사이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컴필레이션 속에 삽입되어 있다. 독일 슈파이어 대성당에 보관된 원고 컬렉션에서 발굴된 이 문서는 극히 드물게도 원본 삽화의 사본까지 함께 담고 있다. 플뢰리는 문자 정보와 채색 삽화를 결합해 무기를 3D로 재현해냈다.
군단, 국가 지출의 최대 항목
"로마 제국에서 군단은 국가 지출의 최대 항목입니다." 파리-소르본 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로마 군제 전문가인 얀 르 보헥(Yann Le Bohec)이 강조한다. "병사와 말의 유지비, 갑옷과 무기 제작비만 해도 국가 수입의 50~80%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 군대는 이미 전성기처럼 5천 명 규모의 거대 군단으로 조직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 군단은 사라졌고, 대신 보조병 부대·코호트·윙·누메리우스(numerii) 같은 1천 명 단위 부대로 대체되었습니다." 그가 덧붙인다. "벡실라티오(vexillatio)라 불리는 분견대가 제국 곳곳에 사실상 영구 주둔하고 있습니다."
원고의 상당 부분은 발리스타(ballista)를 비롯한 각종 장비와 전쟁 기계의 효율적인 최적화에 할애되어 있다. 발리스타는 강력한 화살 발사 장치로 두 종류가 소개된다. 네 바퀴를 달아 기동성을 높인 경량 야전형 '발리스타 콰드리로티스(ballista quadrirotis)'와, 저자가 '번개 발리스타'라 명명한 성벽 방어용 '발리스타 풀미날리스(ballista fulminalis)'가 그것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인 기원전 4세기 그리스에서 등장한 이 기계는 전쟁술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이미 기원전 1세기의 아테나이오스 메카니쿠스(Athenaeus Mechanicus)는 이 기계가 스타디움 3.5개 길이, 즉 620미터까지 화살을 쏘았다고 기술했습니다. 반면 로마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37~100년)는 티투스 황제의 발리스타가 예루살렘 성벽 앞에서 2퍼롱, 약 355미터를 날렸다고 기록했죠." 필립 플뢰리가 설명한다.
기어로 완성하는 정밀 조준
저자가 제안한 핵심은 발사 기계를 당기던 복잡한 코드(삼) 시스템을 일련의 기어 장치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발사체를 올려두는 미끄럼 홈의 구조를 개선해 사격을 더욱 정밀하게 조정하고자 했다. 특히 360° 회전 플랫폼을 활용한 수평 조준 시스템과, 톱니바퀴와 웜기어를 조합한 수직축 조준 장치를 제안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당대 공성 무기의 조준 방식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선구적인 아이디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