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온 고대 묘지가 상(上)이집트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곳에서는 다수의 미라와 더불어 석회암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웅장한 석관 약 40구가 발굴되었습니다.
소유주의 이름이 새겨진 의인형(擬人形) 석회암 석관
카이로 남쪽 알민야 인근에서 발견된 대규모 묘지
무덤의 주인들은 겨우 2000년 남짓의 '영원'만을 누렸습니다! 카이로 남쪽 알민야(Al-Minya) 시 인근에서 광대한 네크로폴리스(대묘지)가 새롭게 발굴된 것입니다. 2017년 가을부터 이집트 최고고적위원회(CSA) 사무총장 무스타파 와지리(Mostafa Waziri)가 이끄는 독일·이집트 합동 조사단이 연구해 온 이 유적의 발견 사실은 2018년 2월 24일 토요일, 칼레드 엘아나니(Khaled El-Anany)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이 공식 발표했습니다. 현장을 직접 찾은 장관은 파라오 시대 말기(기원전 664~332년)부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기원전 310년~서기 30년)까지 오랜 세월 사용된 이 묘지를 소개했습니다.
발견된 40구의 의인형 석회암 석관 중 하나 © Fayed El-Geziry / Nurphoto / AFP
토트 신의 대사제 무덤과 카노푸스 단지
서부 사막의 경계에 위치한 이 지하 묘지는 유명한 지하 묘실군(카타콤)으로 명성 높은 투나엘게벨(Tounah el-Gebel) 유적에서 6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많은 미라 외에도 여러 종교 지도자들의 가족 묘가 안치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시간의 주인'이라 불리는 따오기 머리의 고대 이집트 신 토트(Thoth)를 섬기던 대사제 헤르사에세이(Hersa-Essei)의 무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덤 근처에서는 호루스의 얼굴이 조각된 설화석고 카노푸스 단지 4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단지에는 대사제의 미라 제작 과정에서 꺼낸 내장이 봉안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토트 신 대사제의 카노푸스 단지를 살펴보는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 © Egyptian Ministry of Antiquities
청색 도기 우샤브티 1000점과 또 하나의 대사제 미라
또한 청색 도기로 만든 매장용 조각상, 이른바 우샤브티(ushebti) 1000여 점이 고인의 영혼을 배웅하기 위해 함께 안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목걸이와 부적으로 치장된 또 다른 대사제 데후티이르디에스(Dehuty-Irdy-Es)의 미라도 확인되었으며, 일부는 뚜껑에 소유주의 이름과 칭호가 새겨진 의인형 형태를 한 거대 석회암 석관 40구도 출토되었습니다.
고대유물부 장관은 "이 네크로폴리스 연구를 완료하는 데 5년의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묘지의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색 도기로 만든 우샤브티 © Egyptian Ministry of Antiquities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화려한 발표의 이면
이처럼 정기적으로 언론에 공개되는 화려한 보도자료들은 방문할 만한 유적을 늘려 관광객을 되돌아오게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도 여러 건의 발표가 이어졌는데, 그중 하나가 2017년 같은 투나엘게벨 지역에서 발견된 또 다른 네크로폴리스였습니다.
'2011년 혁명' 이후 이집트는 경제의 핵심 산업인 관광업의 급격한 침체에 직면해 왔으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지만 끊임없는 활력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특히 이집트는 기자 고원에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GEM)을 포함한 여러 박물관을 짓는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했지만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최근 "콥트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 시나이 반도 분쟁, 샤름엘셰이크에서 이륙한 뒤 폭파된 러시아 여객기 사건, 2015년 홍해 휴양지에 대한 테러"가 관광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2017년 관광객 수가 크게 반등했지만 기록된 830만 명의 입국자는 2010년, 즉 봉기 이전 이집트를 방문한 사람들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투탄카멘 보물 순회 전시를 둘러싼 논란
재정을 보충하고 새로운 관광층을 유치하기 위해 투탄카멘 왕의 보물에 속한 유물 166점으로 구성된 순회 전시가 곧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며, 첫 번째 전시지는 로스앤젤레스의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입니다. 이 소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국보'급 원본들이 이처럼 많이 국외로 반출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결국 해당 유물 100여 점이 없어도 "출품 대상이 모두 복제품이므로 [2018년 개관 예정인] GEM 전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해야 했습니다… (투탄카멘의 보물은 총 5200점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국제 홍보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전직 고대유물부 장관 자히 하와스(Zahi Hawass)에게 핵심 메시지는 바로 '외국인 관광객을 안전하게 맞이할 준비가 된 안전한 이집트'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