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로마 교외에서 발견된 2300년 된 '미개봉' 고대 무덤의 비밀

로마 외곽의 카세 로세(Case Rosse) 지역에서 무려 2300년 된 특별한 고대 무덤이 발굴되었습니다. 기원전 4세기에 봉인된 채 그대로 보존된 이 무덤은 고고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로마 교외에서 발견된 2300년 된  미개봉  고대 무덤의 비밀

우연히 열린 지하 2미터의 비밀 공간

이탈리아는 풍부한 고고학적 유산으로 끊임없이 세계를 놀라게 합니다. 베수비오 화산 기슭의 폼페이에서 진행 중인 놀라운 발견만이 아닙니다. 고대의 수도였던 로마 역시 오랫동안 간직해 온 비밀들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발견도 우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방 고고학 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개발 작업 중 한 노동자가 곡괭이를 휘두르던 중, 지하 2미터 깊이에 파묻힌 인상적인 무덤의 존재를 밝혀낸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석실은 기원전 4세기에 닫힌 그대로, 도굴당하지 않은 온전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네 구의 유해와 의식 만찬의 흔적

무덤 안에는 남성 3명과 여성 1명, 총 네 구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었습니다. 일부는 돌벤치 위에, 일부는 바닥에 누워 있었죠. 더욱 주목할 점은 죽은 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부장품입니다. 접시, 그릇, 정교하게 장식된 암포라(양손 항아리) 등 유약을 바른 뛰어난 도기들에는 의식 만찬의 음식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토끼, 닭, 염소의 뼈가 확인되었습니다.

로마 교외에서 발견된 2300년 된  미개봉  고대 무덤의 비밀

로마 '운동선수의 무덤' 내부. 측면 벤치 위에 묻힌 부장품들의 흔적 © Soprintendenza Speciale Archeologia, Belle Arti and Paesaggio di Roma

"부장품은 사후 세계에서, 무덤에서도 저승에서도 죽은 자를 함께하도록 마련된 것입니다." — 파리 제4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로마 고대사 전문가인 역사가 얀 르 보헥(Yann Le Bohec)
로마 교외에서 발견된 2300년 된  미개봉  고대 무덤의 비밀

유약을 바른 도기의 디테일 © Soprintendenza Speciale Archeologia, Belle Arti and Paesaggio di Roma

'운동선수의 무덤'이라 불리는 이유

이 작업을 주관하는 로마 관리국(Soprintendenza di Roma) 전문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매장실은 로마 공화정 시대의 것입니다. 시신 근처에서 발견된 청동 화폐가 기원전 335년부터 312년 사이에 주조된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입니다. 화폐의 한쪽 면에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얼굴이, 뒷면에는 'Romano'(로마를 위해)라는 문양과 함께 말 머리가 새겨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무덤에서는 청동 스트리길(strigil)이 출토되었습니다. 스트리길은 약간 곡선 형태의 긁개 도구로, 고대 그리스인, 에트루리아인, 로마인들이 목욕탕이나 체육관에서 운동 후 땀과 기름을 닦아내는 데 사용하던 위생 용품입니다. 이러한 유물 덕분에 이 무덤은 '운동선수의 무덤(Tomba dell'Atleta)'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매장인가, 화장인가? 로마의 장례 문화

그런데 의문이 하나 남습니다. 로마 고대에는 시신을 화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았나요?

역사가 얀 르 보헥은 "고고학자들은 오랫동안 로마인들이 체계적으로 화장을 했다고 믿어왔지만, 수십 년에 걸친 발굴 조사가 이 확신을 뒤집었다"며 "제국 전역(갈리아 포함)에서 일부는 화장되었고, 다른 일부는 구분 없이 매장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캉 대학교 CIREVE 소장이자 고대사 학자인 필립 플뢰리(Philippe Fleury)도 이 견해에 힘을 실어줍니다. "로마의 역사 전반에서 화장과 매장은 공존했습니다. 서기 2세기까지는 화장이 명백히 우세했지만, 그 이후에는 상황이 반전되어 매장이 일반화되었습니다."

DNA 분석으로 밝혀질 새로운 사실들

연구진은 앞으로 유해에 대한 DNA 검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무덤에 안치된 네 사람 사이에 혈연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떤 신분과 배경을 지닌 인물들이었는지 밝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2300년의 시간을 온전히 간직한 이 무덤은 앞으로도 로마 고대사 연구에 귀중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