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혼의 피부, 자크 데미 영화의 흔적을 따라서>(Peau d'âme, sur les traces du film de Jacques Demy)의 DVD 출시를 앞두고, 연출자 피에르 오스카 레비(Pierre-Oscar Lévy)와 나눈 인터뷰입니다.

고고학자들이 마법 거울의 비밀을 밝혀내다.
프로젝트의 시작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을 말씀해 주세요.
모든 것은 올리비에 웰러(Olivier Weller)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소금 전문 고고학자인 그는 1999년 낭트(Nantes)에서 열린 학회에서 또 다른 고고학자 피에르 아르노 드 라브리프(Pierre-Arnaud de Labriffe)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크 데미의 영화 <당나귀 가죽>(Peau d'âne)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피에르 아르노는 놀랍게도 자신이 1969년 해당 영화의 촬영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답했습니다. 그의 가문이 촬영지였던 뇌빌 성(Château de Neuville, 이블린주)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올리비에가 그곳에서 발굴 작업을 벌이겠다는 구상을 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시도의 선례가 있었나요?
제가 아는 한 없습니다. 세실 B. 드밀의 옛 촬영지를 조사한 미국인들 정도가 유일합니다. 다만 현대 고고학 분야에서 예술과 학문이 만난 실험으로는 1983년 미술가 다니엘 스포리(Daniel Spoerri)의 사례가 있습니다. 그는 예술가 친구들을 야외 만찬에 초대해 식사 도중에 이를 중단시키고, 식기와 접시, 음식 찌꺼기를 그대로 땅속에 묻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올리비에 웰러가 파리 제1대학에서 지도를 받았던 고고학자 겸 역사가 장 폴 드몰(Jean-Paul Demoule)이 이른바 '풀밭 위의 점심' 유적 발굴을 진행했습니다.
발굴 현장과 자크 데미
룩 앳 사이언스(Lookatsciences) 제작사가 발굴 현장 촬영을 의뢰했을 때 첫 반응은 어땠나요?
솔직히 "미쳤군!"이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올리비에와 그의 팀이 그렇게 많은 유물을 찾아낼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자크 데미 영화의 팬이신가요? 두 사람 사이에 공통점이 있나요?
자크 데미는 독보적인 감독입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는 무척 매력적입니다. 당시 프랑스 영화계가 사회 드라마에 치우쳐 있던 분위기와는 완전히 동떨어져, 그토록 화려하고 음악적이며 기쁨 넘치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제가 함께 촬영했지만 편집 과정에서 잘려나간 파스칼 토마(Pascal Thomas) 감독 역시 같은 견해였습니다. 저는 그의 영화의 광팬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첫째, 저와 마찬가지로 그는 부르주아 출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그 특유의 이질감을 설명해 줄지도 모릅니다. 둘째, <영혼의 피부> 개봉 당시 그는 "성인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볼 수 있다면, 세상은 훨씬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작품의 의미와 다음 계획
이 영화를 만든 주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이 프로젝트는 매혹적이었습니다. 발굴 현장과 출토된 유물 사이의 간극을 가늠할 수 있었고, 이 유물들만으로는 영화를 재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고학에서는 언제나 발굴된 유물을 바탕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지만, 그것이 옳은 이야기인지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저에게 이 현대 고고학 프로젝트는 고고학자들의 작업 방식을 새롭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음악 감독 미셸 르그랑(Michel Legrand)이 음원 사용을 허락하지 않아 실망하지 않으셨나요?
오히려 그의 거절에 영원한 감사를 느낍니다. 덕분에 앙투안 뒤아멜(Antoine Duhamel)의 아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는 아버지가 <결혼 이야기>(Domicile conjugal)를 위해 작곡했지만 프랑수아 트뤼포가 사용하지 않은 곡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연구팀이 여러 곡을 녹음한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마법 같은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극도로 진중한 CNRS(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연구원들과 박사 과정 학생들이 목청껏 노래하는 모습에서 흘러나오는 기쁨은 보는 이에게 경이로움이었습니다.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어떤 의미에서 이번 작품의 연장선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고고학자 중 한 명이 현재 성별 전환 과정에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를 다룬 영화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너머에서, 많은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한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몸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관람 정보
VOD는 이미 출시되어 있습니다.
바로가기: www.shellac-altern.org/films/465
DVD는 6월 초 출시 예정입니다. 같은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영 및 토론 일정: site.lookatsciences.com/peau-dame
예고편: https://vimeo.com/26554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