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어둠과 높은 수압에도 견딜 수 있는 박테리아가 14~20년 안에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완전히 잠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14~20년 후면 타이타닉호의 흔적이 하나도 남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3,800미터 심해에서 진행되는 부식
1912년 4월 14일에서 15일로 넘어가는 밤, 뉴펀들랜드 해역을 전속력으로 항해하던 타이타닉호는 선수 우현 부분으로 빙산과 충돌했습니다. 배는 3시간도 지나지 않아 가라앉았고, 약 1,500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그 후 100여 년 동안 잔해는 수심 3,800미터의 심해 저층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빛이 닿지 않고 높은 수압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이곳이라면 부식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극한 환경을 견디는 박테리아가 잔해의 금속 부분을 갉아먹고 있는 것입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14~20년 안에 배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BBC가 이를 보도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타이타닉호를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캐나다 과학자 팀은 1991년 회수한 타이타닉호 녹 샘플에서 2010년 새로운 종류의 박테리아를 발견하고 '할로모나스 티타니카에(Halomonas titanicae)'라 명명했습니다. 이 박테리아는 대부분의 다른 생물을 죽이는 극한 조건, 즉 고온, 높은 염분과 압력, 산소 부족,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강인한 할로모나스속에 속합니다.
이 속의 박테리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극도로 혹독한 염분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능력입니다. 2016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은 중성자 방사선 영상 기술을 활용해, 할로모나스가 물속에서 변화하는 염분 농도에 대응하기 위해 '엑토인(ectoin)'이라는 분자를 이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할로모나스 티타니카에의 공동 발견자이자 달하우지 대학교 교수인 앙리에타 만(Henrietta Mann)은 "안타깝게도 타이타닉호가 수심 3,800미터에 있기 때문에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연구가 할로모나스 박테리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바다에는 타이타닉호와 비슷하게 열화될 수 있는 석유 시추 설비, 철제 파이프 등 다양한 구조물이 있다. 이를 보호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난파선은 인공 암초가 된다
할로모나스 티타니카에만 난파선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는 아닙니다. 배가 해저에 닿는 순간 수많은 미생물들이 집락을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미생물들은 이용 가능한 모든 표면 위에 빠르게 '바이오필름(biofilm)'이라 불리는 끈적한 막을 형성합니다.
이 바이오필름은 산호, 해면동물, 연체동물에게 은신처가 되고, 이들은 다시 더 큰 동물들을 끌어들입니다. 그렇게 잔해는 순식간에 수많은 생물이 서식하는 일종의 인공 암초로 변모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