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완공을 앞두고 진행된 그리스 테살로니키(Thessaloniki) 지하철 건설 프로젝트는 도시의 오랜 역사에서 비어 있던 퍼즐 조각을 채워줄 귀중한 유적들을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새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고대 테살로니키 유적을 조사하는 그리스 고고학자
삽과 붓을 든 스무 명 남짓한 작업 인력들이 현대 테살로니키의 복잡한 도심 아래 깊숙이 묻힌 고대 빌라(villa) 유적 안을 누비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한 사람이 무리를 이탈해 발견품을 전달해 왔습니다. 매부리코에 씁쓸하게 웃는 표정을 지닌 수염 난 남성을 형상화한 작은 점토 머리 조각이었습니다. "아마 봉헌물일 겁니다"라고 담당 젊은 고고학자가 단언합니다.
이처럼 15년의 공사 끝에 2020년 완공될 예정인 테살로니키 지하철 사업은 6세기의 도로와 각종 도시 기반 시설의 흔적 등을 발굴해 내며, 고고학계가 이 도시의 긴 역사에서 몰랐던 부분을 채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아마도 (비잔틴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치세에 그토록 광범위한 도시 정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지 못했습니다"라고 그리스 문화부 테살로니키 고대유물국장 폴릭세네 아담-벨레니(Polyxène Adam-Vélèni)는 말했습니다.
그녀는 AFP 통신에 "도로가 놀랄 만큼 완벽한 상태로 발견되어 크게 놀랐다. 도시 역사의 이 시기는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5만 점의 고대 화폐 발굴
빌라 유적보다 더 오래된 발견물도 있었는데, 4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온욕실 바닥에서 고고학자들은 금반지 하나를 발견했는데, 한 고고학자는 "목욕할 때 보석을 함께 가져가는 실수를 저질렀던 젊은 여성이 두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기원전 4세기에 건설되어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이복 여동생의 이름을 딴 테살로니키는 로마 제국의 요충지였으며, 이후 비잔틴 제국에서는 콘스탄티노플에 이은 제2의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15세기에는 스페인에서 추방된 수천 명의 세파르디 유대인이 정착하면서 오스만 제국 치하에서도 도시는 계속 번영했습니다.
이번 발굴 조사를 통해 5만 점의 고대 화폐를 포함해 30만 점이 넘는 중요한 유물이 확인되었으며, 두 개의 대리석 광장, 길이 15m의 분수, 초기 기독교 교회 유적도 발견되었습니다.
주요 포석 도로인 '데쿠마누스 막시무스(Decumanus Maximus)'를 따라서는 흙벽돌로 지어진 공방터 유적도 출토되었습니다. 보석 세공사들이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미래 지하철역 위 아파트에서 같은 직업을 영위해 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하철 노선을 따라 펼쳐진 5,000기가 넘는 무덤에서는 이 지역 특유의 금관과 장신구들도 다량 출토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담-벨레니 국장에 따르면 고고학자들을 가장 열광하게 만든 것은 겉보기에 훨씬 소박해 보이는 또 다른 발견물이었습니다.
"수류탄처럼 생긴 용기를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용도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석 제작에 필수적인 수은을 보관하는 그릇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는 매우 귀중한 발견이었습니다"라고 그녀는 설명했습니다.
"지하철과 유적 사이의 선택은 허구의 딜레마"
지하철 건설은 2003년에 결정되었고, 3년 뒤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원래는 2012년 완공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국영 철도건설사 아티코 메트로(Attiko Metro)의 얀니스 밀로풀로스(Yannis Mylopoulos) 회장에 따르면, 발굴된 고대 유물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사업이 차질을 빚었습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고고학 발굴에만 7,500만 유로 이상이 투입되었습니다.
"지자체는 지하철과 고대 유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지만, 그것은 허구의 딜레마였습니다. 우리는 둘 다 해냈습니다. 도시는 자신의 역사를 발견하고 그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라고 토목공학 교수이자 테살로니키 아리스토텔레스 대학 전 총장인 밀로풀로스 회장은 강조했습니다.
공사가 완료되면 주요 발굴 성과가 나온 두 지하철역 상층부의 통로에서는 구시가지 상업 지구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 됩니다. "이곳은 일반에 공개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도시 아래의 도시, 3~4세기 당시의 모습 그대로 말입니다"라고 그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총 15억 유로가 투입되는 테살로니키 지하철은 총연장 9.6km 구간에 13개 역으로 먼저 개통됩니다. 이후 공항까지 연결하는 노선 확장 계획도 세워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