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이집트 노트 2부: 나크타몬 무덤 예배당의 비밀을 파헤치다

이집트 노트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라메세움(Ramesseum)의 제단 구성과 공양 행렬의 질서를 책임졌던 인물, 나크타몬(Nakhtamon)의 무덤을 집중 조명합니다.

이집트 노트 2부: 나크타몬 무덤 예배당의 비밀을 파헤치다

공양 행렬 장면: 라메세움 도살꾼들의 우두머리가 큰 칼로 소과(bovid)의 다리를 해체하는 동안, 공양을 나른 사람들이 행렬을 지어 파라오와 신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1925년 룩소르의 귀족들의 계곡(Vallée des Nobles)에서 발견된 나크타몬의 매장 예배당은 당시 의례의 모습을 생생히 전해줄 뿐만 아니라, 람세스 2세의 얼굴을 담은 놀랍도록 정교한 벽화까지 남기고 있습니다.

"고대와 현대의 이집트는 서구 상상력에 희귀한 이국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스·로마 시대의 여행가들과 역사가들은 이미 이집트인들을 놀랄 만큼 종교적인, 내세를 향한 집착이 강하며 모든 것을 거꾸로 사는 민족으로 기술했습니다. "지금도 초현대적인 룩소르 공항 활주로에 발을 딛는 순간, 한겨울인데도 야자수를 흔드는 부드러운 미풍이 우리를 감싸줍니다. 50년이 넘은 낡은 푸조 자동차 위에 낙타를 싣고 가는 광경도 드물지 않게 목격할 수 있죠. 나일강에는 다리가 놓여 강 건너편, 좌안 지역으로의 이동도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라고 소르본대학교-CNRS 분자·구조 고고학 연구소의 이집트학자 필립 마르티네즈(Philippe Martinez)는 설명합니다.

그러나 몇백 년 전으로 쉽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듯한 이 매혹적인 풍경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앞으로 3주간 이집트 땅으로 이끄는 것은 바로 오늘날의 아주 현대적인 관심사입니다. 갈대 붓 하나로 그림을 그리던 화가들이 어떻게 3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의 감탄을 자아내는 찬란한 이미지로 무덤을 장식할 수 있었는지 밝히기 위해, 첨단 디지털 기술의 온 통로를 총동원하려는 것입니다.

"수천 개의 무덤이 알려져 있지만 연구된 것은 극히 일부다"

나일강 유역을 따라 도시마다 연결된 끊임없는 네크로폴리스(묘역)가 줄지어 있으며, 그 안에는 몇 개의 신전과 무려 수천 개의 무덤이 모여 있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곳은 구왕국(기원전 2700~2200년)의 기자와 사카라, 신왕국(기원전 1500~1000년)의 테베입니다. 곳곳에 존재하는 이 네크로폴리스들은 언뜻 보면 죽음에 집착하는 민족이라는 인상을 확인시켜 주는 듯하지만,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파리를 방문했는데 교회와 묘지만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이런 인상은 이중으로 오류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존된 유적은 '영원의 기념물', 즉 신성·왕권 또는 권력에 근접한 극소수 엘리트와 연관된 것들뿐입니다. 일반 백성들의 네크로폴리스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알려진 몇몇 사례는 단순히 땅에 판 구멍에 고인을 안치하고 소량의 공양품만 곁들인 빽빽한 집단 매장지였음을 보여줍니다. 이집트인들이 실제로 숭배한 것은 신성하고 자애로운 태양이 만들어내는 '생명'이었고, 오늘날 우리를 매료시키는 기념물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가장 부유한 이들이었던 셈입니다.

"예배당은 대단히 정성껏 장식되어 있다"

우리가 탐사하기로 선택한 건물은 '귀족의 무덤(tombeaux des nobles)'으로 불립니다. 이곳에는 하나 이상의 매장실과 함께, 구조화된 안뜰과 예배당을 연결하는 제사 공간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오늘날 가장 접근하기 쉬운 예배당은 우리의 큰 기쁨을 위해, 혹은 당시 사람들의 정성을 위해 세심하게 장식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배당은 흔히 역T자형 평면을 이루는데, 앞쪽의 넓은 방은 죽은 자의 '저택'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영접 공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공간에는 지상의 삶과 관련된 장면들, 흔히 '일상 생활 장면'이라 불리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장면들은 지상 생활의 일화적 디테일로 가득해 보이지만, 사실은 완벽하고 시간을 초월한 재구성된 현실로, 고인이 저승에서 영위하기를 바라는 우주 질서 창조에 참여하는 그림입니다. 그 뒤를 잇는 긴 공간에는 반대로 고인의 장례 의례와 재생된 내세의 삶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모습 등, 의례화 과정과 직결되는 장면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무덤은 고인의 '거처'입니다. 무덤에 연계된 장례 재단의 비용으로 고용된 사제가 매일 공양을 바치며, 재생된 죽은 자는 그 공양의 정수(essence)를 누리고, 물리적으로 소비되는 음식은 사제와 그 가족의 것이 됩니다.

이집트 노트 2부: 나크타몬 무덤 예배당의 비밀을 파헤치다

나크타몬 무덤의 3D 뷰. 이 무덤은 품질이 좋지 않은 암반에 파인 것으로, 가로로 긴 방을 지나 작은 통로를 거쳐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방으로 이어집니다. © Insight Digital

"람세스 2세의 표현은 도상학과 회화 기법 양면에서 모두 탁월하다"

무덤 속 람세스 2세는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턱에는 자라나는 수염을 기르고 있으며, 신 프타-소카르-오시리스(Ptah-Sokar-Osiris) 곁에 선 모습입니다. 수염의 한 올한 올이 검은 물감을 찍은 작은 붓터치로 정성껏 그려졌습니다. 살결 색은 아마포 옷에 비쳐 보이는 투명한 톤과 얼굴에 직접 칠해진 톤이 서로 다르며, 후자의 질감은 되직하고 붓자국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굵은 점들은 홀과 목걸이의 귀중한 장식 요소를 구체화합니다. 이처럼 인상적인 표현을 완성하기 위해 사용된 회화 기법을 곧바로 읽어낼 수 있습니다.

크리스티앙 데로슈 노블쿠르(Christiane Desroches-Noblecourt) 여사는 이 그림에서 수염을 기른 모습이 애도의 시기, 더 정확히는 사망부터 매장 사이의 기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장례식 날이면 관련된 모든 이들이 머리를 깎고 애도는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대체 누구의 장례이던 걸까요?

이집트 노트 2부: 나크타몬 무덤 예배당의 비밀을 파헤치다

나크타몬 무덤에 그려진 람세스 2세의 초상 © LAMS-MAFTO, CNRS

내세에서 생성되는 생명

고대 이집트인이 생각한 '살아있는 존재'는 여러 구성 요소가 결합된 복합체였습니다. 먼저 인간의 육신이 있는데, 이는 생명의 필수 요소들을 담아내는 일종의 생물학적 기계 역할을 합니다. 그 요소에는 이름과 그림자가 포함되며, 더욱 특수한 구성 요소로는 지적 에너지인 '바(ba)', 음식의 생명력으로 유지되는 신성한 물리적 에너지인 '카(ka)', 그리고 죽은 자에 대한 마법적 의례화를 통해서만 발현될 수 있는 '아크(Akh)'가 있습니다. 이집트인에게 죽음은 넘어야 할 나쁜 순간, 마법으로 정복해야 할 적, 존재의 해체 순간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극복 가능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러려면 죽음으로 분리된 각 구성 요소가 다시 하나로 모여 고인이 '새벽 빛 아래로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이 부패할 수백인의 육신을 미라 제작을 통해 영원한 조각상으로 바꾸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네크로폴리스는 문자 그대로 '죽은 자의 도시'로서, 고인이 거닐며 산 자들과 교류하는 공간이었습니다. 물론 못내 원망이 남은 일부 고인이 망령의 형태로 돌아와 산 자들을 괴롭히기도 했습니다만.


이집트 노트 2부: 나크타몬 무덤 예배당의 비밀을 파헤치다
이리네페르(Irynefer) 무덤에서 나오는 그림자와 바 (데르엘메디나, 룩소르, 제19왕조) © LAMS-MAFTO, CNRS

[이집트 노트 시리즈]
1부: 고대 이집트의 화가들은 어떻게 작업했는가
2부: 나크타몬의 매장 예배당 발견기
3부: 이집트 회화의 색소
4부: 채색 벽면의 현대적 기록
5부: 람세스 2세의 영원한 기념물 재발견
6부: 빛으로 드러내는 색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7부: 이미지로 경험하는 연구
8부: 네브아문과 이푸키 무덤 벽화 연구의 시작
9부: 아멘호테프 3세 시대, 두 화가가 함께 쓴 무덤
10부: 고대 이집트 화가 아메누아흐수 무덤이 말해주는 것
11부: 이집트 미라의 기이한 용도
12부: "왜 이곳의 모든 화가가 오지 않는가?"
13부: 이집트인은 왜 인물을 옆모습으로 그렸는가
14부: 이집트 무덤에서 관찰하는 장인의 작업 방식
15부: 이집트의 향료에 대하여
16부: 이집트 파레트의 색들
17부: 이집트어에는 '예술'을 가리키는 단어가 없다
18부: 이집트 과학 탐사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