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페루 나스카 평원에서 AI로 발견된 미지의 거대 지화 143개

일본 고고학자들이 페루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나스카 평원에서, 인간과 동물의 형상을 한 미지의 거대 지형 그림 '지오글리프' 143개를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페루 나스카 평원에서 AI로 발견된 미지의 거대 지화 143개

깃털 장식을 쓴 이 의인화된 인물은 나스카 지역에서 새롭게 발견된 지형 그림 중 하나입니다.

인공지능(AI)이 이끄는 발견

야마가타 대학의 일본 연구진은 나스카와 후마나의 건조한 팜파스에서 '지오글리프'라고 불리는 거대 그림 143개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2004년부터 이 탐사 임무를 이끌어 온 사카이 마사코(Masako Sakai) 연구자는 IBM 일본 연구센터와의 협력,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 유적들을 밝혀냈습니다.

거대한 규모와 오랜 세월의 풍화 작용으로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웠던 이 기념비적인 그림들은 2018년 촬영된 고해상도 이미지와 3D 레이저 스캐너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인간을 비롯해 뱀, 물고기, 새, 라마 같은 동물과 식물의 형상들이 구분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에 큰 만족을 표하며, 대학 측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새로운 그림을 계속 찾아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페루 나스카 평원에서 AI로 발견된 미지의 거대 지화 143개

나스카 평원에서 감지된 이미지와 AI가 식별한 윤곽선의 비교. © 야마가타 대학 / IBM 일본

2018년에는 프랑스 과학지 '사이앙스 에 자비니르(Sciences et Avenir)'가 파리 고등사회과학연구원(EHESS)의 안데스 고고학자 아이샤 바시르바차(Aïcha Bachir-Bacha)가 진행한 팔파 계곡 조사를 포함해, 페루 연구팀이 나스카 북부에서 발견한 30여 개의 다른 그림들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 그림들은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7세기까지 안데스 산맥 기슭에서 번성했던 나스카 문명이 만든 것입니다. 일부는 그 전신인 파라카스 문명, 즉 기원전 800년부터 서기 200년까지 같은 지역에 살았던 농경민들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집단들의 독창성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신비한 도형들을 사막 땅 위에 새겨 넣었다는 데 있습니다.

페루 나스카 평원에서 AI로 발견된 미지의 거대 지화 143개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뱀'과 두 명의 인간 형상이 담긴 처리된 이미지. © 야마가타 대학 / IBM 일본

농경 공동체가 남긴 작품

1500년에 걸쳐 농경 공동체들이 연이어 만든 웅장한 곡선 문양 수백 개가 페루 사막을 뒤덮고 있습니다. 철 성분 때문에 회색빛을 띠는 땅 위에서, 이 그림들은 자갈이 섞인 지표층을 긁어내 그 아래 밝은 색의 석고층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나스카인과 파라카스인은 자신들을 유명하게 만든 도자기나 직물을 장식했던 것과 같은 문양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하늘에서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갖가지 기상천외한 가설이 제기됐던 20세기 중반과 달리, 오늘날 학계에서는 이 지화들이 농경 달력, 정교한 관개 시스템, 여러 신에게 바치는 의례 공간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영역을 표시하는 기능을 했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199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이 인류의 걸작들은 도시 지역과의 근접성으로 인해 매우 취약한 실정입니다. 참고로 나스카, 팔파, 이카, 친차 등 약 50km에 걸쳐 흩어져 있는 이 그림들과 '직선'들은 아메리카 대륙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칠레 북부 사막에도 유사한 지화들이 있고 북미에도 몇몇 사례가 확인됩니다.

1세기에 걸친 탐사의 역사

16세기 스페인 연대기 작가 페드로 시에사 데 레온(Pedro Cieza de León)이 처음 언급한 나스카의 직선과 그림들은 1927년 페루 비행사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1939년에는 미국 인류학자 폴 코삭(Paul Kosok)이 현지 조사를 시작했고, 1932년 페루에 건너간 독일 출신 수학자 마리아 라이헤(Maria Reiche)의 헌신적인 연구 덕분에 이 거대한 그림들은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폴 코삭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이 지화들을 별의 운행을 측정하기 위한 천문 도구로 해석했습니다. 한편 1926년에는 페루 인류학자 토리비오 메히아 세스페(Toribio Mejía Xesspe)가 이 직선 배열을 의식 때 사용된 성스러운 길의 체계로 보았는데, 오늘날 이 가설은 전문가들 대다수가 받아들이는 통설로 자리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