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장례 문화를 상징하는 유물 중 하나인 카노픽 항아리(Canopic jar)는 미라를 만들 때 시신에서 꺼낸 내장을 보관하던 돌이나 도자기 용기입니다. 그렇다면 이 항아리들은 언제,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을까요?
카노픽 항아리의 '발견'에 대한 오해
카노픽 항아리가 특정한 날짜에 한 번 발견된 것은 아닙니다. 이집트 학자들과 탐험가들이 수백 년에 걸쳐 무덤과 신전을 조사하면서 점차적으로 출토되어 왔습니다.
흔히 이탈리아 탐험가 조반니 벨초니(Giovanni Belzoni)가 카노픽 항아리를 처음 발견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벨초니는 1817년부터 1818년 사이에 왕들의 계곡(Valley of the Kings)을 본격적으로 탐사하며 세티 1세의 무덤(KV17) 등 여러 유적을 찾아냈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부장품들과 함께 카노픽 항아리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연구의 시작
19세기 들어 이집트학(Egyptology)이 학문으로 자리 잡으면서 카노픽 항아리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과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20세기에는 투탕카멘의 무덤(KV62) 발굴(1922년)에서 정교하게 장식된 카노픽 항아리와 내장 보관함이 발견되면서, 이 유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카노픽 항아리의 용도와 구성
카노픽 항아리는 고왕국 시대(기원전 약 2600년경)부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까지 오랜 기간 사용되었습니다. 미라 제작 과정에서 부패하기 쉬운 네 개의 장기, 즉 간·허파·위·장을 따로 꺼내 각각의 항아리에 보관했습니다. 심장은 영혼의 중심으로 여겨져 시신 안에 그대로 두었으며, 뇌는 특수한 도구로 제거했습니다.
네 개의 항아리는 호루스 신의 네 아들이 지켰다고 믿어졌습니다.
- 임세티(Imsety): 사람 머리를 한 신, 간을 수호
- 하피(Hapy): 개코원숭이 머리를 한 신, 허파를 수호
- 두아무테프(Duamutef): 자칼 머리를 한 신, 위를 수호
- 케베세누에프(Qebehsenuef): 매 머리를 한 신, 장을 수호
마치며
카노픽 항아리는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고대 이집트인의 사후 세계관과 영혼 불멸에 대한 믿음이 담긴 귀중한 유물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 박물관에 소장된 수많은 카노픽 항아리는 수백 년간 이어진 발굴과 연구의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