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아미앵 광장을 집어삼킨 거대 구멍, 원인은 14세기 중세 지하 저장고

프랑스 피카르디 지역의 중심도시 아미앵. 이곳 한 광장의 도로가 어느 날 갑자기 꺼지면서 거대한 구멍이 열렸다. 사고 직후 아미앵 시의 재해관리 부서가 정밀 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이례적인 함몰의 원인은 무려 700년 전에 만들어진 유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미앵 광장을 집어삼킨 거대 구멍, 원인은 14세기 중세 지하 저장고

도심 한복판에 열린 거대한 구멍

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아미앵(피카르디) 시 경찰은 도심의 한 양조장 건물 아래에서 예상치 못한 광경을 마주했다. 바로 폭 10m, 깊이 4~5m에 달하는 거대한 함몰 구멍이었다. 이 구멍은 레옹 드부브리 광장(Place Léon Debouverie)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으며, 2019년 8월 12일 발표된 시청 보도자료를 통해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도심 한복판에 열린 거대한 구멍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원인은 14세기에 조성된 중세 지하 저장고

아미앵 시 재해관리 부서의 조사 결과, 함몰의 핵심 원인은 광장 아래 잠들어 있던 중세 시대의 지하 저장고로 밝혀졌다. 시 당국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레옹 드부브리 광장 도로에 함몰이 생긴 주된 원인은 14세기에 조성된 중세 지하 저장고의 존재'라고 설명했다.

또한 '상수도망의 누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올여름 기록된 이상 고온 현상이 지반 변동을 일으키면서 두 번째 층에 자리한 저장고를 약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일대 지하에만 수많은 저장고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들 저장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격렬한 폭격으로 크게 훼손된 아미앵이 재건되던 시기인 1946년 작성된 지도에 이미 기록되어 있었다. 시 당국은 2019년 8월 16일 금요일, 카메라 장비를 활용해 광장 상점가 아래의 지하 저장고들을 탐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도로 복구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아미앵 광장을 집어삼킨 거대 구멍, 원인은 14세기 중세 지하 저장고

1946년 작성된 이 지도에는 아미앵 광장 일대 지하에 수많은 저장고가 존재함이 표시되어 있다. 출처: 아미앵 시청

함몰 사고로 불편을 겪은 인근 주민들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수도와 가스 공급은 사고 직후 선제적으로 차단되었다. 이후 8월 13일에는 전기·가스·수도가 인근 주민들에게 정상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복구 작업이 진행되었다.

통신 인프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통신사들은 2019년 8월 14일 수요일에 전화망과 광섬유 인터넷망에 대한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시청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약 900명의 가입자가 통신 장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도시 지하에 남아 있는 중세의 흔적

중세 유럽에서는 와인, 곡물, 맥주 등을 보관하기 위해 집이나 광장 아래에 지하 저장고를 만드는 일이 흔했다. 전쟁이나 화재 등 위급 상황에서는 피난 공간으로도 활용되었다. 아미앵은 제2차 세계대전의 무차별 폭격으로 지상 대부분이 파괴되었지만, 지하에 남겨진 이러한 저장고들은 재건 과정과 무관하게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이번 함몰 사고는 현대 도시가 그 아래에 있는 오래된 지하 구조물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