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프랑스 아미앵에서 발굴된 2만 3천 년 전 구석기 시대 '비너스' 조각상

2만 3천 년 전에 조각된 놀라운 여성 조각상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 귀중한 유물은 올여름 프랑스 아미앵(Amiens)에서 진행된 고고학 발굴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프랑스 아미앵에서 발굴된 2만 3천 년 전 구석기 시대  비너스  조각상

"얼굴은 윤곽만 있을 뿐 세부 묘사가 없고, 팔은 대략적으로만 스케치된" 이 비너스상은 19세기 이후 피레네 산맥부터 시베리아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굴된 휴대용 예술품의 희귀 사례 목록에 새롭게 합류하게 되었다.

먼 선사시대에서 돌아온 '기적의 발견'

마치 기적 같은 발견이다! 백악 덩어리로 깎아 만들어진 지 2만 3천 년 만에, 둔부의 볼륨감과 크게 강조된 허벅지·가슴이 특징인 스테아토파이저스(steatopygous)형 "비너스"가 먼 선사시대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조각상은 그라베티안(Gravettian) 시대를 증명하는 예외적으로 소중한 유물이다.

구석기 시대 사냥꾼들의 야영지에서 발견된 이 작은 조각상은 보존 상태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며, 2014년부터 연구가 진행되어 온 아미앵(솜주) 르낭쿠르(Renancourt) 지구의 선사시대 유적에서 밝혀진 약 15점의 조각상 시리즈를 아름답게 완성한다.

"멋진 발견은 늘 그렇듯이, 발굴 마지막 날, 해당 구획의 마지막 몇 평방미터에서 찾아냈습니다." 국립 예방 고고학 연구소(Inrap)의 발굴 책임자 클레망 파리(Clément Paris)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현생인류 존재를 보여주는 희귀한 유적

높이 4cm에 불과한 이 조각상은 머리 부분에 섬세한 새김선으로 표현된 "그물 무늬" 장식이 특징이며, 브라상푸이(Brassempouy)의 "베일 쓴 여인"이나 오스트리아의 "빌렌도르프 비너스" 같은 유명한 비너스상들을 연상시킨다.

그라베티안 문화는 구석기 시대 후기인 약 2만 8천 년 전부터 2만 2천 년 전 사이에 유럽에서 번성했다. 이 시기는 기록으로 남은 자료가 매우 드문 시대다. 동굴이 없음에도 고고학적 유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북부에서, 르낭쿠르 유적은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의 존재를 입증하는 몇 안 되는 귀중한 증거 중 하나다.

제작 공방의 흔적일까?

당시 유목 생활을 하던 수렵 채집인들이 이곳 야영지에서 거주했다. 빙하기 한복판이던 이 시기, 스칸디나비아 빙하는 솜(Somme) 지역에서 불과 100km 떨어져 있었다. 이들은 "기후의 미세한 호전"을 계기로 맘모스, 털코뿔소, 토끼 등이 서식하는 초원 지대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각상 외에도 고고학자들은 이 유적에서 동물 뼈, 도구, 장신구 등 수많은 유물을 발굴했다. 실트(미세 퇴적층) 덕분에 이 유물들은 지하 4m 깊이에서 놀랍도록 잘 보존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사냥꾼들은 왜 "비너스상"을 조각했을까?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학계에서 제시하는 주요 가설은 이곳이 조각상을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던 공방이었다는 것이다. 발굴된 수천 개의 백악 파편이 제작 과정에서 버려진 폐기물의 흔적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2014년 이전까지 프랑스에서 발견된 그라베티안 시대 조각상은 약 15점뿐이었으며, 마지막 발굴은 1959년에 이루어졌다. "몇 년 만에 조각상의 수를 두 배로 늘렸습니다"라며 클레망 파리는 이 성과를 반갑게 환영했다. 현재 프랑스에는 약 30점, 유럽 전체로는 약 100점의 조각상이 전해진다.

또한 1950년대의 "다소 거친 방식"으로 진행된 발굴과 달리, 현대적인 발굴 기법을 활용하면 "이 조각상들이 당시 사람들의 주거 공간에서 어떤 역할과 위치를 차지했는지" 밝혀낼 수 있으리라 고고학자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