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6일,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지 관리 당국은 화산재 속에 그대로 얼어붙은 고대 로마의 길거리 음식 가판대 '서모폴리엄(Thermopolium)'의 전체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놀랍도록 완벽하게 보존된 이 유물은 2천여 년 전 로마 제국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즐겼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26일 촬영된 서모폴리엄의 모습
보존 상태가 너무나 훌륭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마저 듭니다. 고대 로마의 작은 길거리 음식 노점으로, 오늘날의 '패스트푸드점'과 비슷한 역할을 했던 서모폴리엄이 폼페이에서 발굴되었다고 유적지 관계자들이 2020년 12월 26일(토) 발표했습니다. 거의 온전한 색채로 다양한 문양과 인물 장식이 남아 있는 이 카운터는 화산재에 덮여 그대로 보존되었으며, 2019년에 부분적으로 발굴된 바 있습니다. 이후 유적 전체를 최대한 잘 보존하기 위한 복원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이곳은 한때 매우 번화했던 지역으로, 은혼례 거리와 발코니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당시 식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단서들
말을 탄 네레이드(바다의 요정)를 그린 프레스코화는 이미 발굴된 바 있지만, 연구진은 지난 몇 달간의 발굴 과정에서 이 가판대 석벽에 새겨진 새로운 걸작들을 추가로 발견했습니다. 바로 수탉과 청둥오리를 묘사한 벽화들입니다. 이 그림들은 포도주나 따뜻한 음료와 함께 곁들여 판매하던 음식을 상징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학자들은 또한 발굴 현장에서 기원후 79년 베수비오 화산 분 당시 폼페이 사람들의 미식 습관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음식물 잔여물들을 확인했습니다.
오리 뼈 조각 외에도 돼지고기, 염소고기, 생선, 달팽이 등의 흔적이 테라코타 항아리에서 출토되었는데, 이는 여러 재료를 한꺼번에 조리하던 용기였습니다. 항아리 밑바닥에서는 포도주의 맛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었던 으깬 콩도 발견되었습니다. 폼페이 고고학공원 총괄 디렉터 마시모 오산나(Massimo Osanna)는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증거일 뿐만 아니라, 이번 서모폴리엄은 분석 가능성 면에서도 예외적이다. 하나의 완전한 환경 전체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폼페이에만 무려 80곳의 서모폴리엄
주변에서는 암포라(양손잡이 항아리), 저수조, 분수와 함께 인골도 발견되었으며, 그중에는 아이 침대 근처에서 발견된 50대 남성의 유해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서모폴리엄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뜨거운'을 뜻하는 '테르모스(thermos)'와 '팔다'를 의미하는 '폴레오(pôleô)'가 결합된 단어로, 로마 세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폼페이에만 무려 80곳의 서모폴리엄이 운영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폼페이는 아직도 발굴해야 할 보물이 가득한 유적지입니다. 2020년 11월 말에는 화산 분출의 새로운 희생자 두 명의 발견 소식이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은 주인과 노예로 추정되는 유해로, 유적지 북서쪽 약 700미터 지점에 위치한 아우구스투스 시대의 명문 저택인 '치비타 줄리아나(Civita Giuliana)' 지역의 빌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며칠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록된 올리브유 항아리가 나폴리 고고학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확인되기도 했는데, 이 역시 폼페이 유적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대참사로 함께 묻힌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나폴리 인근에 위치한 현재 44헥타르에 달하는 폼페이 유적지 중 실제로 발굴된 면적이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숨겨진 보물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AFP 보도 내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