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고대 사가에 등장하는 광전사 '버서커(berserk)'의 신비로운 전투력. 그들이 보였다는 '신성한 분노(sacred fury)'는 정신 활성 물질을 함유한 식물 섭취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교의 민족식물학자 카르스텐 파투어(Karsten Fatur)가 학술지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 현상을 설명하는 최적의 후보는 바로 독말풀(Hyoscyamus niger)이다.

스웨덴 외란드섬(Öland)에서 발굴된 토르슬룬다(Torslunda) 청동판(8세기) 복제품. 오른쪽 인물은 버서커 전사로 해석되며, 그 옆에는 신 오딘이 함께 새겨져 있다.
버서크, 버서커, 베르세르키르
고대 스칸디나비아 문헌은 버서크를 '곰 가죽'을 두른 자들, 즉 몸을 떨고 이를 갈며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방패를 물어뜯는 '이리처럼 미친 전사들'로 묘사한다. 프랑스 캉노르망디 대학교의 중세사 교수 알방 고티에(Alban Gautier)는 "이들의 정확한 실체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풀리지 않은 논쟁거리다"고 밝혔다. '신성한 분노'에 사로잡히는 이 사나운 전사들은 중세 시대 다양한 문헌에 등장하지만, 기록 대부분은 프랑크, 앵글로색슨, 비잔틴 문서처럼 바이킹 세계와는 별개의 동시대 자료이거나, 혹은 2~3세기 뒤 기독교적 맥락에서 집필된 스칸디나비아 사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 군사-종교적 현상이 있었는지, 아니면 문학적 창작물인지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버서크의 존재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13년 작가 뱅상 삼송(Vincent Samson)은 매우 진지한 가설을 펼친 바 있다. 스칼드 시(skaldic poetry), 스웨덴 룬 문자 비문, 그리고 프랑스어·영어·독일어 및 스칸디나비아 제어권의 다양한 사료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그는 버서크 현상의 주인공인 '야생 전사', '곰 전사'의 실존을 주장했다. '야수의 행동을 취하는 격노의 전사들'로 묘사되는 이들의 존재는 상당히 오래되어 로마 시대 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바이킹 시대(8~9세기)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대 고고학 유물 중에도 짐승 가죽으로 몸을 뒤덮은 호전적인 전사의 모습이 새겨진 사례가 확인된다. 또한 노르웨이의 하랄드 미모왕(하랄 파게르)은 버서크로 구성된 일종의 '근위 부대'를 거느리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오딘 숭배에 헌신한 무모한 정예 전사들이다. 참고로 게르만어에서 오딘(보탄/Wotan)은 '격노하는 자', '트랜스 상태에 빠진 자'를 의미하며, 앵글로색슨어의 '워던(Woden)'이 영어 요일명 수요일(Wednesday)의 어원이기도 하다. 우레와 같은 고함을 지르고 날고기를 갈기갈기 찢어먹으며 무기의 칼날도 화염의 열기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 버서크의 전투력은 이러한 트랜스 상태 속에서 배가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독말풀(Hyoscyamus niger). © Leemage/AFP
환각의 열쇠, 독말풀
"Hyoscyamus niger, 즉 독말풀은 전문가들이 종종 거론해 온 버섯류보다 이러한 공격성 상태를 설명하는 데 더 적합한 후보다"라고 해당 연구의 저자는 요약했다. 독말풀은 다량의 스코폴라민(scopolamine)을 함유하고 있어 중추신경계에 강력하게 작용하며, 환각과 망상 상태를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중세 독일에서는 일부 맥주(ale) 제조에 이 식물이 첨가되었으나, 치매 사례가 보고되면서 1507년경부터 사용이 금지되었다.
원래 지중해 지역이 원산지인 Hyoscyamus niger는 아마도 철기시대(벤델 시대, 550~790년)에 이미 스칸디나비아에 도입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덴마크와 핀란드의 바이킹 시대 유적지, 특히 무덤에서 독말풀 종자가 발견된 바 있다. 버서크의 트랜스 상태 유발 목적으로 이 식물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근거다. 흥미롭게도 이는 영어권 일상 언어에도 흔적을 남겼다. '제정신이 아니게 되다'를 뜻하는 영어 표현 'go berserk(광란 상태에 빠지다)'가 바로 그것이다. 고대 스칸디나비아의 트랜스 문화에 관한 이 역사적 추측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