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이집트 아부심벨 신전의 태양 기적, 연 2회 람세스 2세 석상을 비추다

파라오 람세스 2세의 거대 석상이 2022년 2월 22일 화요일, 태양빛에 의해 황금빛으로 빛나는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이 경이로운 현상은 일 년에 단 두 번만 나타납니다.

이집트 아부심벨 신전의 태양 기적, 연 2회 람세스 2세 석상을 비추다

매년 2월 22일이면 특별한 천체 정렬과 함께 태양 광선이 이집트 남부 아부심벨 신전에 자리한 람세스 2세의 석상을 감싸며 신전 내부 깊숙이 스며듭니다.

특히 2022년 2월 22일은 앞에서 읽어도 뒤에서 읽어도 같은 '팔린드롬 날짜(22.02.2022)'로, 이날 이집트에서는 람세스 2세(기원전 13세기)의 아부심벨 신전 태양 정렬 현상이 공식적으로 기념되었으며, 칼레드 엘-아나니 관광·유물부 장관도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집트 아부심벨 신전의 태양 기적, 연 2회 람세스 2세 석상을 비추다

이집트 아부심벨 신전의 정면과 돌로 새겨진 거상들. 출처: S.Aubin/Leemage/AFP

파라오 이집트가 남긴 최고의 건축 보물

현재 아스완 시에서 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든 이 웅장한 라메세스 신전은 파라오 이집트가 남긴 가장 인상적인 건축 보물 중 하나입니다. 매년 2월 22일과 10월 22일에는 태양 광선이 신전 안으로 60m 넘게 파고들어 맨 끝에 있는 지성소(naos)에 도달하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지성소에는 프타 신, 아문 신, 태양 원반을 얹은 라-호라크티 신, 그리고 신격화된 람세스 2세의 좌상이 벤치 위에 나란히 안치되어 있습니다.

람세스 2세는 제19왕조의 통치자로, 무려 66년(기원전 1279~1213년) 동안 재위했습니다. 1976년 프랑스에서 진행된 미라 정밀 검사 결과, 그가 92세까지 살았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집트 아부심벨 신전의 태양 기적, 연 2회 람세스 2세 석상을 비추다

2021년 1월 촬영된 사진으로, 아부심벨 신전 지성소에 안치된 네 개의 석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타, 아문, 태양 원반을 얹은 라-호라크티, 그리고 신격화된 람세스 2세의 석상입니다. 출처: Khaled Desouky/AFP

신전 입구 정면으로 떠오르는 해돋이

매년 2월 22일이면 떠오르는 태양의 광선이 신전 입구 바로 정면에서 나타납니다. 신전 정면에는 왕좌에 앉은 람세스 2세를 형상화한 높이 20m의 거대 석상 네 개가 세워져 있는데, 3,000년 넘게 입구를 지켜온 것처럼 보입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길이 18m의 웅장한 대기둥 홀이 펼쳐지며, 이곳은 전적으로 파라오의 영광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홀에는 오시리스 머리 형상의 거대한 채색 석상 여덟 개가 서 있는데, 각 석상은 우라에우스(뱀) 장식이 달린 상하 이중 왕관(pschent)을 쓰고, 손에는 신권의 상징인 홀과 채찍을 쥐고 있습니다.

새벽 빛줄기 속에서 잠시 동안 강력한 태양 광선이 지성소의 석상들에 자애로운 빛을 드립니다. 매년 2월 22일에는 먼저 아문 신의 석상이, 이어서 람세스 2세의 석상이 차례로 금색빛에 물듭니다. 반면 10월 22일에는 순서가 반대로, 라-호라크티의 석상이 먼저 빛나고 그다음 람세스 2세의 석상이 빛납니다. 흥미롭게도 두 경우 모두 프타 신의 석상만은 태양빛이 닿지 않는데, 고대 이집트인들이 프타를 어둠의 신으로 여겨 영원히 그림자 속에 머물러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20세기 기술자들이 지켜낸 정확한 방향성

고대 이집트 건축가들은 이집트 판테온에서 가장 중요한 신인 태양신의 첫 광선이 신전 깊은 곳까지 스며들 수 있도록 방향을 정밀하게 설계해 신전을 지었습니다. 놀랍게도 20세기의 기술자들은 이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습니다. 1960년대 유네스코 주도로 람세스 2세 신전을 20~30톤에 달하는 천여 개의 석재 블록으로 분해하여, 원래 위치보다 64m 높은 곳으로 옮겨 재건했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신전은 1955년 이집트 당국이 결정한 아스완 하이 댐 건설로 인해 누비아 지역 나세르 호수(5,000㎢)의 물에 잠길 위기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 아부심벨 신전의 태양 기적, 연 2회 람세스 2세 석상을 비추다

1960년대 아스완 하이 댐 건설 당시 누비아 기념물 구조 작업 중 진행된 아부심벨 신전 해체 작업. 출처: Frédéric Bureau/photononstop/AFP

1964년부터 1968년까지 이루어진 이 대역사 덕분에 고대 이집트의 수많은 다른 유적들도 침수로부터 구할 수 있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세계유산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국제 구조 활동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 작업은 법적·재정적·정치적인 온갖 어려움 없이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부심벨 신전의 발견과 태양 정렬의 이해

아부심벨 신전은 1813년 3월 22일 스위스 탐험가 요한 루트비히 부르크하르트가 처음 발견하고 스케치를 남겼으며, 1817년 이탈리아의 조반니 바티스타 벨조니가 재발견하고 발굴했습니다. 그러나 이 신전에서 일 년에 두 번 펼쳐지는 태양 정렬 현상이 제대로 이해되기까지는 1874년까지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