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3만 년 전 인류는 이미 신발을 신었다…프랑스 쿠사크 동굴 발자국이 밝힌 최초의 직접 증거

약 3만 년 전 그라베트(Gravettian) 문화기 사람들이 부드러운 가죽 모카신(moccasin)을 신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프랑스 도르도뉴(Dordogne) 지역 쿠사크(Cussac) 동굴에서 확인된 발자국 분석 결과가 이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하고 있다.

3만 년 전 인류는 이미 신발을 신었다…프랑스 쿠사크 동굴 발자국이 밝힌 최초의 직접 증거

쿠사크 동굴에서 발견된 '신발 착용' 발자국의 깊이와 윤곽 지도

일곱 개의 '신발 발자국'

발견된 흔적은 정확히 일곱 개다. 페리고르(Périgord) 지방 한가운데, 도르도뉴 계곡 남쪽에 자리한 쿠사크 동굴의 길고 좁은 회랑 바닥, 단단하게 굳은 점토층 위에 새겨진 일곱 개의 발자국이다. 주목할 점은 이것이 선사시대 유적에서 흔히 확인되던 '맨발' 흔적이 아니라 '신발을 신은' 발자국이라는 사실이다. 마치 페슈메를(Pech-Merle, 로트 지역)이나 니오(Niaux), 퐁타네(Fontanet, 아리에주 지역) 동굴의 맨발 흔적과는 정반대의 경우인 셈이다.

수백 점에 달하는 웅장한 선사시대 벽화 조각과 고대 곰의 굴에 의도적으로 안치된 인골 유적으로 명성이 높은 쿠사크 동굴은 유럽 구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특별한 성역이다. 이곳이 또 한 번 놀라운 발견을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3만 년 전 인류는 이미 신발을 신었다…프랑스 쿠사크 동굴 발자국이 밝힌 최초의 직접 증거

쿠사크 동굴 벽면을 장식하는 약 800점의 그라베트기 조각 중 일부 © PACEA

간접 증거에만 의존해 왔던 신발의 역사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보르도 대학교 LabEx-PACEA 소속의 젊은 연구자 리지애나 르두(Lysianna Ledoux)는 최소 3만 년 전, 즉 그라베트기 방문객이 남긴 흔적을 분석했다. 결론은 명확했다. 당시 사람은 신발을 신고 있었으며, 가죽 모카신처럼 부드러운 형태였다는 것이다.

사실 이전에도 신발 착용을 짐작하게 하는 단서는 존재했다. 모스크바 동쪽 숭기르(Sunghir) 유적의 약 2만9000년 전 장례 유구가 대표적이다. 본래 잘 부패해 사라지는 가죽옷에 수천 개의 구슬이 꿰매져 있었는데, 그중 일부가 발 주변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는 쿠사크와 같은 시대에 스텝 지대에서 살던 이들이 신발을 착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였다. 하지만 그렇게 이른 시기의 신발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고된 바 없었다.

3만 년 전 인류는 이미 신발을 신었다…프랑스 쿠사크 동굴 발자국이 밝힌 최초의 직접 증거

총 1.6km에 이르는 쿠사크 동굴 회랑 내 발자국 발견 위치(주황색) © PACEA

쿠사크 프로젝트를 이끌며 논문 공동 저자로 참여한 선사학자이자 대학 교수인 자크 조베르(Jacques Jaubert)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후기 구석기 시대의 의복이든 신발이든, 우리의 지식은 사실상 간접 증거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가죽 가공과 관련된 정황, 그리고 돌이나 뼈로 만든 바늘 같은 도구의 발견이 그 예입니다."

3만 년 전 인류는 이미 신발을 신었다…프랑스 쿠사크 동굴 발자국이 밝힌 최초의 직접 증거

'신발 착용' 발자국 두 개 © PACEA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발과의 격차

현재까지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가죽 신발은 아르메니아 아레니1(Areni-1) 유적에서 출토된 것으로, 기원전 3627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뿐이다. 1991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의 외칻탈(Ötztal) 산맥에서 발견된 빙하기 미라 외치(Ötzi)의 발을 감싸고 있던 신발도 5300년 된 것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쿠사크의 발자국은 무려 3만 년 전의 것이다.

실험으로 검증된 신발 흔적의 과학

쿠사크 동굴에는 왼발 세 개, 오른발 네 개의 '신발 착용' 발자국이 동굴 퇴적물 속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분석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같은 종류의 점질 퇴적물 위에서 다수의 실험을 진행했다. 하나는 맨발로 걷는 경우였고, 다른 하나는 부드러운 가죽 신발을 신고 걷는 경우였다. 맨발로 걸으면 반드시 발가락 흔적이 남지만 신발을 신으면 그렇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실험이었다.

그 결과, 신발 착용 여부가 발자국의 기하학적·생체계측학적 특징을 직접 바꾼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신발을 신으면 발아치(arch)가 눌리는 방식이 달라지며, 그 흔적은 맨발 발자국에 비해 항상 더 길고 얕게 남는 것이다. 쿠사크의 일곱 발자국이 정확히 이런 특징을 보였다는 점이 신발 착용 판정의 핵심 근거다.

*PACEA: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문화, 환경 및 인류학(From Prehistory to the Present: Culture, Environment and Anthrop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