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Gisela Werler: 독일 최초의 여성 은행강도 'Banklady', 우아한 미소 뒤에 숨은 얼음 같은 범죄의 전말

기젤라 베를러(Gisela Werler)는 19건의 은행 강도 사건으로 독일 최초의 여성 은행강도로 기록된 인물입니다. 우아한 몸짓과 '돈을 싸 달라'는 지나칠 만큼 정중한 요청 덕분에 그녀는 'Banklady(은행 아가씨)'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녀의 실화는 2012년 영화 '뱅크레이디(Banklady)'로 제작되어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글: 야닌 퀠(Janine Kuehl)

금발 가발과 선글라스 뒤에 숨은 평범한 여성

함부르크 출신 기젤라 베를러는 1960년대 중반 독일 전역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금발 가발, 밝은 색 코트, 커다란 선글라스로 꾸민 화려한 변장 속에는 과연 어떤 인물이 있었을까요? 1967년 12월 15일, 당시 32세였던 그녀의 체포 소식은 대중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언론이 '팜므파탈'이라 부른 이 여성은 사실 함부르크 노동자 계급 출신의 눈에 띄지 않는 소박한 여성이었고, 체포 당시에도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행동이 "사랑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인에서 공범으로

베를러의 범죄 인생은 1964년 시작되었습니다. 그녀의 친구 휴고 반케(Hugo Warncke)는 부모 아파트의 옷장을 은신처로 쓰고 싶어 했고, 기젤라는 이를 허락합니다. 반케는 헤르만 비토르프(Hermann Wittorf, 가명 페터 베를러·Peter Werler)와 함께 은행을 털기 시작했습니다. 기젤라는 유부남인 택시 사업가 비토르프와 사랑에 빠졌고, 이내 그의 연인이자 공범이 되었습니다.

1965년 7월 29일, 성실하고 믿음직한 공장 노동자로 통하던 그녀는 우아한 변장을 한 채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독일 연방공화국 역사상 여성이 처음으로 은행을 턴 사건인데, 그 장소는 함부르크 폭스방크(Hamburger Volksbank) 엘브가우슈트라세(Elbgaustrasse) 지점이었습니다. 이 범행으로 그녀는 3,100DM(도이치마르크)의 전리품을 손에 넣었고, 언론은 그녀를 '은행 아가씨'라 불렀습니다.

큰돈을 훔치고, 작은 행복을 누리다

베를러는 비토르프와 함께 함부르크, 니더작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에서 총 19건의 은행 강도를 저질렀습니다. 때로 한두 명의 공범이 동행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의 범행 패턴은 늘 동일했습니다. 주로 금요일, 폐점 시간 직전을 노려 훔친 차량으로 사전에 정찰해 둔 은행을 찾는 것입니다. 비토르프가 기관단총으로 직원과 고객을 위협하는 동안 베를러가 돈을 챙겼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녀는 늘 "돈을 싸 주시겠어요?"라고 극도로 정중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다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직접 총구를 겨누기도 했습니다.

약 40만 DM이 이 커플의 손에 들어갔지만, 두 사람은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너무 티가 날 뻔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새 커튼과 가구, 맛있는 음식이라는 소소한 여유를 즐겼습니다. 베를러는 의아해하는 부모에게 자신의 저축과 친구 비토르프가 카지노에서 번 수익 덕분에 폭스바겐 비틀을 살 수 있었고 남쪽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트제게베르크에서 닥친 마지막 순간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바트제게베르크(Bad Segeberg)의 한 은행에 대한 습격이 이들의 마지막 범행이 되었습니다. 1967년 12월 15일, 두 사람은 이곳에서 거의 10만 DM을 훔쳤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젊은 은행 직원 네 명이 범인들을 추격했고, 비토르프는 그들에게 총격을 가했습니다. 결국 도주는 폐쇄된 건널목에서 끝났고, 경찰은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을 체포했습니다.

여성에게도 범죄 에너지가 있는가?

법정에서 베를러는 자신이 "사랑 때문에" 행동했다고 말했고, 징역 9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녀의 이러한 해명은 당대의 보수적인 여성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당시 학자들조차 여성이 스스로 은행 강도와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형량은 징역 13년 6개월을 복역해야 했던 비토르프보다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수사 결과 베를러는 연인의 철저한 훈련을 받은 뒤 독립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녀는 직접 은행 지점을 정찰했고, 총으로 은행 직원을 위협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Banklady'가 오히려 갱단의 실질적인 수장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감옥에서 연인 비토르프와 결혼한 기젤라 베를러는 2003년 함부르크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영화 '뱅크레이디': 네이데슈다 브레니케와 찰리 휘브너의 열연

영화 속에서 기젤라 베를러 역을 맡은 네이데슈다 브레니케(Nadeshda Brennicke)는 눈에 띄지 않는 벽화 같은 여성에서 범죄 에너지를 지닌 세련된 여성으로 완벽하게 변신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스타 배우진이 참여한 영화 속에서 오늘날까지 살아 있습니다. 2012년 제작된 '뱅크레이디(Banklady)'에서 네이데슈다 브레니케가 '뱅크레이디' 역을, 찰리 휘브너(Charly Hübner)가 그녀의 공범이자 연인 역을 맡았습니다. 하인츠 회니히(Heinz Hoenig)는 수석 수사관 카민스키(Kaminski) 역으로, 하인츠 슈트룬크(Heinz Strunk)는 '고객 쾨니히(Kunde König)' 역으로 등장해 두 사람의 범행을 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