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클라우스 빌덴한(Klaus Wildenhahn): 독일 다큐멘터리를 바꾼 '관찰자'의 초상

클라우스 빌덴한(Klaus Wildenhahn)은 최근 수십 년간 독일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오늘날 고전으로 불리는 수많은 작품들이 그의 연출 아래 NDR(북부독일방송)에서 탄생했습니다.

사회학도에서 간호사로, 그리고 방송인으로

빌덴하는 다큐멘터리의 세계에 뛰어들기 전 베를린에서 사회학, 저널리즘, 정치학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6개월간 유학했고, 런던 인근 한 정신병원에서 약 4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며 사람을 관찰하는 눈을 키웠습니다. 1959년 그는 텔레비전 업계에 입사해 ARD TV 복권 프로그램의 조감독으로 첫발을 내디뎠고, 같은 해 NDR에 합류하여 정치 시사 매거진 <파노라마(Panorama)>의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16mm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하다

1964년 빌덴하는 다이렉트 시네마(Direct Cinema) 운동을 이끈 두 거장, D. A. 페네베이커(D. A. Pennebaker)와 리처드 리코크(Richard Leacock)를 인터뷰했습니다. 이 만남은 그의 작품 세계를 결정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이후 그는 작고 가벼운 16mm 카메라로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촬영 방식을 확립했고, 그의 지휘 아래 약 60편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습니다. 즉흥적이면서도 예리하게 관찰된 화면, 오리지널 사운드와 어깨 롱샷(shoulder long shot) — 이것이 빌덴하 특유의 문법이었으며, 그의 많은 영화는 독일 영화·TV 역사에 남는 고전이 되었습니다.

동영상: 나라 사랑(1/2), 73분

시골 초상화의 대가

빌덴하 영화의 주인공은 대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나라 사랑>의 농부 페테르센과 그의 가족처럼 말입니다. 이 작품은 독일 북부 농민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또한 <타향살이(In der Fremde)>에서 빌덴하는 촬영 감독 루돌프 쾨뢰지(Rudolf Körösi)와 함께 독일 북부 지역의 곡물 저장고 건설 현장을 관찰했는데, 이 영화는 드라마투르기적인 면에서도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엠덴은 미국으로 간다>, 아돌프 그림메상 수상

1970년대 중반, 빌덴하는 폭스바겐 엠덴 공장 폐쇄 계획과 동프리슬란트(East Frisia) 지역의 대량 해고 위기를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지역 언론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이 작품은 비평가들과 동료 영화감독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카메라우먼이자 감독인 기젤라 투흐텐하겐(Gisela Tuchtenhagen)과 공동 제작한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은 1978년 아돌프 그림메 금상(Adolf Grimme Gold Prize)을 수상하며 그 예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창작 과정의 기록

빌덴하는 음악 다큐멘터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1965년에는 재즈 오르가니스트 지미 스미스(Jimmy Smith)의 유럽 투어에 카메라를 들고 동행했으며, 피나 바우슈(Pina Bausch)와 존 케이지(John Cage)를 다룬 작품들 역시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 자체를 집요하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교육자로서의 면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1968년부터 1972년까지 베를린 독일영화텔레비전아카데미에서 연출 강사로 후진 양성에 힘썼고, 1993년에는 베를린 예술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문학적 텍스트와 비판적 정신 또한 그를 높이 평가받게 한 요소입니다.

"그는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감독의 스타일을 정의합니다"

연출(지시)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관찰하는 것 — 이것이 다큐멘터리 감독 클라우스 빌덴하의 신조였습니다.

빌덴하는 2018년 8월 9일 함부르크에서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독일 문화계는 가장 영향력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교육가 중 한 명을 잃은 것입니다. 당시 NDR 총재였던 루츠 마르머(Lutz Marmor)는 다음과 같이 추모했습니다. "클라우스 빌덴하만큼 독일 다큐멘터리를 만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는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영화제작자에게 스타일을 정의해주는 존재입니다. NDR은 그에게 크나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