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일본의 미인화 거장, 화가 오구라 유키(小倉遊亀)의 예술 세계

일본의 화가 오구라 유키(1895~2000)는 특히 '비진가(美人画)', 즉 아름다운 여성을 그린 초상화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스승을 만나다

일본의 미인화 거장, 화가 오구라 유키(小倉遊亀)의 예술 세계

미조구치 유키(결혼 후 오구라 유키가 됨)는 1895년 3월 1일 일본 혼슈 시가현 오쓰에서 태어났습니다. 교토 근처에 위치한 이곳에서 그녀는 메이지 시대를 보내며 성장했습니다. 메이지 시대는 일본이 쇄국 정책을 종식하고 국가 전반의 근대화와 팽창주의 노선을 추진했던 역사적 전환기였습니다.

그녀는 교사가 되기 위해 나라여자사범학교(훗날 나라여자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졸업 후에도 예술에 대한 깊은 열정을 잃지 않았고, 1920년부터 화가 야스다 유키히코에게 사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야스다는 그녀에게 회화를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1880년대에 등장해 일본 전통 회화의 기법과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혁신을 추구했던 '니혼가(日本画)' 운동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비진가의 화가

오구라 유키는 니혼가 화풍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나섰습니다. 1926년, 니혼가 예술을 후원하는 단체인 일본미술원(Nihon Bijutsuin)이 그녀의 작품 <규리(きゅうり, 오이)>를 격년제 전시회에 선정하면서 젊은 화가로서 첫 번째 인정을 받게 됩니다. 다작의 화가였던 그녀는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50km 떨어진 태평양 연안의 도시 가마쿠라에 아틀리에를 마련했습니다.

니혼가 장르에 충실했던 오구라 유키는 정물화와 꽃 그림, 가족의 일상을 담은 작품들, 그리고 무엇보다 비진가를 전문적으로 그렸습니다. 특히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가족과 친구들을 소재로 한 대형 초상화를 다수 남겼습니다. 그녀의 예술은 니혼가 운동과 일본 전통 회화에 대한 깊은 존중 속에서도 화풍·구도·소재 면에서 독특한 현대성을 발휘한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그녀의 그림은 부드러우면서도 색채가 풍부하고 생명력이 넘칩니다.

일본의 미인화 거장, 화가 오구라 유키(小倉遊亀)의 예술 세계

1976년에는 예술가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예술원(Nihon Geijitsu-in)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이후 명예회장을 역임했습니다. 1980년에는 같은 비진가 화가였던 우에무라 쇼엔 이후 32년 만에 문화훈장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이 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오구라 유키는 2000년 7월, 가마쿠라에 있던 자택에서 10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