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작가, 엔헤두안나(Enheduanna)

엔헤두안나(Enheduanna, En-hedu-ana)는 기원전 23세기 아카드어권의 여사제이자 시인으로, 이름과 작품 일부가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인류 최초의 작가입니다.

공주이자 여사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작가, 엔헤두안나(Enheduanna)

엔헤두안나는 메소포타미아에 아카드 제국을 건국한 사르곤(Sargon of Akkad)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사르곤의 통치 시기는 대체로 기원전 2334년부터 2279년경, 혹은 그보다 약간 이후로 추정됩니다. 아카드 출신인 그녀는 왕비 타슬루툼(Tašlutum)보다는, 달의 신 난나(Nanna, 즉 신 Sîn)를 섬기던 수메르 여사제 출신 첩의 딸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사르곤은 딸에게 남다른 신뢰를 보냈습니다. 남부 수메르인들을 더 효과적으로 장악하기 위해 그는 엔헤두안나를 메소포타미아 최대 도시 중 하나인 우르(Ur)로 파견하여, 달의 신 난나와 그의 배우자 여신 닝갈(Ningal), 그리고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이난나(Inanna)를 섬기는 최고 여사제로 임명했습니다. 엔헤두안나는 이 '최고 여사제' 칭호를 최초로 받은 인물이었으며, 이후 다른 왕녀들이 차례로 이 직책을 이어받았습니다. 여사제가 되며 채택한 그녀의 이름은 "신의 고귀한 장식"이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반란의 도시, 우르

아버지가 기원전 2279년경 사망하자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이복 동생 리무시(Rimush)는 권력을 지키느라 고전했습니다. 우르가 사르곤의 후계자에게 맞서 새로운 왕까지 옹립하는 등 격렬히 반기를 들었음에도 엔헤두안나는 직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녀는 반란군 지도자 루갈아네(Lugal-Ane)에 맞서 신전을 끝까지 사수했다고 전해지며, 한동안 추방되기도 했습니다. 이 처참한 상황은 그녀가 이난나 여신께 올린 기도문에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녀는 이난나가 만신의 아버지인 안(An)에게 나아가 루갈아네의 행실과 자신의 누명을 알려주고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간절히 호소합니다. 결국 엔헤두안나는 복권되었고, 리무시는 반란 도시들을 재정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작가

여사제이자 공주였던 엔헤두안나는 종교 찬가를 지은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주로 이난나 여신에게 바쳐진 그녀의 시들은 100점이 넘는 설형문자 점토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이난나와 에비흐(Inanna and Ebih)』, 『용감한 여신(The Valiant Goddess)』, 『이난나의 송영(The Exaltation of Inanna)』이 있으며, '수메르 신전 찬가(Sumerian Temple Hymns)'로 알려진 42편의 연작 시도 남겼습니다.

이 작품들은 경건함과 기도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문체로 저자 자신의 성찰과 희망, 절망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일부 작품은 위작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출토된 점토판들이 보여주듯 이 찬가와 시들은 무려 2천 년 가까이 복사되고 다시 베껴지며 전승되었습니다. 달의 신 난나에게 바친 다른 찬가들 역시 그녀의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바로 이 텍스트들이 엔헤두안나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합니다.

엔헤두안나는 약 40년간 여사제직을 수행했으며, 사후 신격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인물입니다.

참고 문헌

1. Betty Shong Meador. 2009. The Sumerian Temple Hymns of Enheduanna, Princess, Priestess, Poet. Texas: University of Texas Press.
2. McHale-Moore, Rhonda. 2000. "The Mystery of Enheduanna's Disk." Journal of Ancient Near Eastern Studies 27:69–74.
3. Westenholz, Joan Goodnick. 1989. "Enḫeduanna, en-Priestess, Hen of Nanna, Spouse of Nanna." In Dumu-E-Dub-Ba-A: Studies in Honor of Ake W. Sjo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