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트루드 캐롤라인 에델(1905~2003)은 미국의 수영 선수로, 영국 해협을 수영으로 횡단한 최초의 여성입니다. 청각장애를 안고도 세계 기록을 깨뜨리며 수영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4세에 데뷔하다
거트루드 에델은 1905년 10월 23일 뉴욕에서 여섯 자녀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다섯 살 때 풍진(rubella)에 걸리면서 청력의 일부를 잃었지만, 가족과 함께 뉴저지에서 보내던 여름방학 동안 수영을 배우게 됩니다.
'트루디'라는 애칭으로 불린 그녀는 여성수영협회(WSA)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고, 14세에 첫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이후 아마추어 기록을 연달아 갱신하며 여러 대회에서 우승했고, 100m·200m·400m 종목에서 세계 신기록까지 세웠습니다.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400m 자유형 계영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00m와 400m 자유형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세 종목 모두 우승 후보였던 만큼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고, 그녀는 이 두 개의 동메달을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큰 좌절로 여겼다고 전해집니다.
영국 해협 도전
1925년, 여성수영협회는 거트루드 에델에게 영국 해협 횡단 수영을 후원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그녀는 맨해튼 남단의 배터리 파크에서 뉴저지 샌디훅까지 약 21마일(33.8km)을 헤엄쳐 건넜고, 7시간 11분 30초 만에 완주하며 남자 기록마저 깨뜨렸습니다. 이 기록은 무려 81년간 깨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 8월 18일, 그녀는 프랑스와 영국 사이 약 31마일 구간 횡단에 처음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도중에 코치가 그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해 물 밖으로 나오라고 지시했고, 에델 본인은 이 결정에 강히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격 처리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1926년 8월 6일, 거트루드는 다시 바다에 나섰습니다. 14시간 39분 만에 영국 해협 횡단에 성공한 것입니다. 당시까지 이 위업을 달성한 사람은 남성 단 다섯 명뿐이었고, 최고 기록도 16시간 33분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녀의 기록은 기존 남자 최고 기록보다 무려 1시간 54분이나 빨랐습니다.
미국 귀국 후 그녀를 향한 환영 열기는 축제 분위기로 치닫았습니다. 뉴욕 거리에는 약 200만 명이 운집해 그녀를 맞이했으며, 그녀는 영화 <스윔, 걸, 스윔(Swim, Girl, Swim)>에 본인 역할로 직접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명성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33년 계단에서 넘어져 척추를 다치면서 몇 년간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고, 1940년에는 청력이 더욱 악화되어 거의 들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후 그녀는 청각장애 아동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며 새로운 삶을 이어갔습니다.
거트루드 에델은 2003년 11월 30일,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1965년부터 국제수영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Swimming Hall of Fame)에 헌액된 멤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