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린 버지니아 알렉산드라 스티븐(Adeline Virginia Alexandra Stephen), 즉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는 영국의 작가이자 페미니스트로, 대표작 『달로웨이 부인(Mrs Dalloway)』과 『등대로(To the Lighthouse)』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극적인 사건들로 점철된 유년기

줄리아 스티븐 덕워스(Julia Stephen Duckworth)와 레슬리 스티븐 경(Sir Leslie Stephen)의 딸인 애들린 버지니아 알렉산드라 스티븐은 1882년 1월 25일 런던에서 태어났다. 부모 모두 재혼이었던 탓에 가족은 세 번의 결혼에서 얻은 여덟 명의 자녀로 이루어졌으며, 버지니아는 그중 일곱째였다.
그녀는 학교 대신 집에서 부모의 손수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아버지는 작가이자 출판인이었고, 어머니는 빅토리아 시대 상류사회의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집에는 방대한 장서를 갖춘 서재가 있었다. 이러한 문학적·지적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버지니아는 매년 여름을 콘월에서 보냈는데, 그곳에서 쌓은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훗날 그녀의 소설에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1895년, 열세 살이던 버지니아는 독감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2년 뒤에는 이복언니 스텔라마저 세상을 떠났다. 연이은 비극은 소녀를 처음으로 신경쇠약에 빠뜨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런던 킹스 칼리지 여성학과에서 그리스어, 라틴어, 독일어, 역사를 공부했고, 1900년에는 『타임스 문예 부록(Times Literary Supplement)』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1904년 아버지의 죽음은 그녀를 깊은 우울증에 빠뜨렸고, 짧게나마 요양원에 입소해야 했다. 이후 그녀는 평생 기분의 급격한 변화와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이는 두 이복오빠에게 당한 성폭력의 트라우마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요양원에 입원하게 된다.
첫 소설 『출항』과 블룸즈베리 그룹
레슬리 스티븐이 사망한 후, 버지니아와 형제자매들은 가족의 집을 팔아 런던 중심부의 블룸즈베리 지역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릿턴 스트레이치(Lytton Strachey), 클라이브 벨(Clive Bell), 색슨 시드니터너(Saxon Sydney-Turner), 덩컨 그랜트(Duncan Grant), 레너드 울프(Leonard Woolf) 등 작가와 예술가들을 만났고, 함께 '블룸즈베리 그룹'이라 불리는 지식인 모임을 결성했다. 1912년 버지니아는 레너드 울프와 결혼하여 남편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었다.
1915년, 그녀의 첫 소설 『출항(The Voyage Out)』이 출간되었다. 이후 그녀는 페미니즘과 레즈비언 테마를 탐구하는 에세이와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대중과 비평가들 모두에게 성공을 거두었다. 1917년에는 남편 레너드와 함께 출판사 '호가스 프레스(Hogarth Press)'를 설립했는데, 이곳은 이후 버지니아의 작품 대부분을 출간하는 곳이 되었다.
1922년, 블룸즈베리 그룹 안에서 버지니아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비타 색빌웨스트(Vita Sackville-West)를 만나 오랜 정적인 관계를 시작했다. 비타는 버지니아에게 주옥같은 영감을 주었는데, 대표작 『오를란도(Orlando)』는 주인공이 성별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상상 속 전기로, 비타를 모델로 쓰인 작품이다. 그녀는 여러 차례 주변 사람들을 소설의 소재로 삼았으며, 1925년에는 『달로웨이 부인』을, 1927년에는 『등대로』를 출간했다.
"나는 분명히 미쳐가고 있어"
1941년, 마지막 소설 『연극 사이에서(Between the Acts)』의 원고를 완성한 직후, 버지니아 울프는 다시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 같은 해 3월 28일, 그녀는 주머니에 돌을 가득 채운 채 서식스의 우스 강(River Ouse)에 몸을 던져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자살 전 그녀는 남편에게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겼다.
"나는 분명히 미쳐가고 있어. 우리는 이 끔찍한 시간을 다시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이번에는 회복되지 못할 것 같아. 벌써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집중할 수가 없어.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려고 해. 당신은 나에게 세상 누구보다 큰 행복을 주었어… 나는 더 이상 싸울 수 없어. 내가 당신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는 걸 알아. 내가 없으면 당신은 일할 수 있을 테니까. […]"
버지니아 울프는 20세기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수많은 에세이, 노래, 영화가 그녀를 기리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명언
"나는 각자 따로 존재하는 삶의 가치를 믿지 않는다. 우리 중 누구도 홀로서는 온전하지 않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과거를 마음속 깊이 잠가 두고 있다. 마치 머릿속으로는 외우고 있지만, 제목은 친구들만 읽을 수 있는 낡은 책의 페이지처럼."
"쓰고 싶은 것을 쓰면 된다. 그것만이 중요하다. 그것이 몇 세기 동안 의미를 가질지, 아니면 며칠 뿐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은컵을 든 어떤 교장 선생님, 줄자를 들고 선 어떤 교수님께 아부하기 위해 자신의 비전에서 단 한 올의 머리카락, 단 하나의 색조라도 희생하는 것은 가장 비열한 배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