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83. 사르다르 파텔의 '벨벳 장갑'이 인도 번왕들의 팔을 조여오르기 시작하다

83. 사르다르 파텔의  벨벳 장갑 이 인도 번왕들의 팔을 조여오르기 시작하다

1947년 인도 독립을 앞두고, 대부분의 번왕(藩王)들은 하나 같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독립이 되면 자신의 백성들이 재산을 약탈하거나, 인도 정부가 이를 몰수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영국은 독립 이후 인도의 번왕들을 더 이상 어떤 방식으로도 보호해 줄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결국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아무런 대우도 받지 못한 채 역사에서 영원히 지워지거나, 아니면 어떻게든 재산과 권리의 일부라도 품위 있는 방식으로 지켜내는 것이었습니다.

비카네르 번왕의 서신과 특권 보장 약속

1947년 7월 31일, 비카네르의 번왕 사두르 싱(Sadul Singh)은 번국부(States Ministry) 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번왕의 특권을 공식적으로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번국부 장관은 "번왕들의 개인적 특권에 관해 중앙 정부의 모든 관련 부처와 협의를 마쳤으며, 번왕과 그 가족들이 지금까지 누려온 특권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임을 보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답신했습니다.

비카네르 마하라자는 이 서신의 사본을 여러 번왕들에게 돌렸습니다. 조드푸르의 마하라자는 이 약속을 완전히 믿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중앙 정부에 별도의 특별한 권리를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벨벳 장갑을 낀 손의 압박

사르다르 파텔의 벨벳 장갑을 낀 손이 번왕들의 팔을 점점 더 세게 조여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파텔의 온건하면서도 단호한 호소, 마운트배튼 총독이 번왕 회의(나렌드라 만달)에서 행한 설득 연설, 영국 총독부 정무 고문 콘래드 코필드 경의 인도 떠남, 번국 각지에서 거세지던 민중 운동, 그리고 비카네르 번왕에게 보낸 번국부의 서신까지 — 이 모든 요소가 맞물리며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그 결과 비카네르의 사두르 싱은 인도 연방 가입 문서에 가장 먼저 서명한 번왕이 되었습니다.

자발적 편입, 그리고 저마다의 사정

대부분의 번국, 특히 규모가 작은 번국들은 스스로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고, 어느 쪽에 이익이 돌아가는지도 분명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인도 연방에 편입되었습니다. 이들은 재정적으로 자립할 능력이 없었을뿐더러 내부적·외부적 압력에 저항할 힘도 갖추지 못한 실정이었습니다.

많은 번왕 가운데 현명하고 현실적인 이들은, 맞서 싸우는 것이 헛된 짓임과 강대한 인도 연방의 제헌 의회에 참여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품위 있게 연방에 합류했습니다. 명랑하고 재치 있는 성격의 번왕들은 시대의 흐름에 순순히 휩쓸려 연방에 들어갔고, 자신이 저질러 온 부패와 착취 행위가 드러날까 두려웠던 번왕들 역시 어차피 연방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