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23. 발라브바이 패텔, 오만한 영국 판사 폭스를 완벽히 꺾다

23. 발라브바이 패텔, 오만한 영국 판사 폭스를 완벽히 꺾다

발라브바이 패텔은 형사 사건을 계속해서 맡았지만, 사건을 수임하기 전에는 반드시 의뢰인이 정말 범죄자인지 아닌지부터 꼼꼼히 따져보곤 했다. 그의 인생 최대의 목표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허위 사건에 연루된 무고한 사람들에게 정의를 되찾아 주는 것이었다. 거짓을 간파하는 능력에서 그와 견줄 이가 없었고, 그 어떤 허위 증인도 발라브바이 앞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허위 혐의를 엮어내던 경찰관들은 발라브바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다. 경찰의 조작 행각이 폭로되면서 경찰 조직은 크게 망신을 당해야 했다. 직권을 넘어서거나 전횡을 일삼던 치안판사들 역시 발라브바이의 추궁 대상이 되기 십상이었다.

당시 아메다바드에는 폭스(Mr. Fox)라는 악명 높은 영국인 치안판사가 있었다. 그는 낮에는 재판을 열지 않고, 밤 9시부터 자정 12시까지 법정을 운영하는 기괴한 관행을 고집했다. 많은 변호사들이 낮에 재판을 열어 달라고 간청했지만, 교활한 폭스는 오히려 인도 변호사들을 비웃으며 그들의 요구를 일축해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발라브바이가 맡은 사건 한 건이 하필 폭스의 법정에 배정되었다. 발라브바이는 밤 9시에 법정에 나타나더니 판사와 밤새 논쟁을 벌여 아침이 되도록 재판을 끝내지 않았다. 둘째 날에도, 셋째 날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고, 넷째 날까지 이 상황이 이어지자 결국 판사는 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 각지의 신문에까지 화제가 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이 젊은 변호사에게 판사는 감히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지칠 대로 지친 폭스는 마침내 다른 판사들과 마찬가지로 재판 시간을 오전 9시로 조정했다. 그제야 발라브바이는 그 판사를 더 이상 몰아붙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