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마하카비 부샨의 시에 나타난 시바지 — 대시인이 노래한 마라타 영웅의 위광

마하카비 부샨의 시에 나타난 시바지 — 대시인이 노래한 마라타 영웅의 위광

17세기 인도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영웅 중 한 사람인 차트라파티 시바지(Chhatrapati Shivaji). 그의 위업은 당대 문인들에 의해 시로 남겨졌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 바로 대시인 부샨(Kavi Bhushan, 1613~1715)이다.

시바지와 동시대를 살다

부샨은 시바지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시인으로, 인도 전역에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차트라파티 시바지를 주인공으로 삼아 『시바 부샨(Shiva Bhushan)』과 『시바 바바니(Shiva Bavani)』라는 두 권의 서사시를 지었으며, 별도로 잘라 왕조의 마하라자 차트라살(Maharaja Chhatrasal)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도 남겼다.

당시 인도의 수많은 군주들이 부샨을 자신의 궁정으로 모시고 싶어 했다. 그러나 시인은 어느 궁정보다 시바지의 궁정에 머무는 길을 택했다. 이런 그를 향해 마하라자 차트라살이 직접 가마를 멜 정도로 예우가 각별했고, 시바지 또한 후원과 존경으로 시인을 만족시켰다고 전해진다.

시바지의 영광을 노래한 부샨의 대표작이 바로 『시바 프라탑(Shivaji Pratap)』이다. 아래에서는 이 작품의 주요 구절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살펴본다.

가난한 이들의 보호자, 시바지

첫 번째 구절에서 부샨은 시바지를 '가난한 이들의 보호자(가리브 네와즈)'로 묘사한다. 태양이 하늘의 문 앞에서 빛을 아낌없이 나눠 주듯, 시바지 역시 백성에게 후하게 베풀었다는 것이다. 시인은 "그토록 빛나는 품위를 지닌 왕을 내 눈은 본 적이 없다"며, 오직 시바지만이 이 땅에서 빛난다고 노래한다.

태양·달·대양에 비긴 영광

두 번째 구절은 시바지의 위대함을 자연의 상징들에 빗대어 찬미한다. 태양(딘카르)이 잠들었으니 그 빛은 시바지의 위광 속에 스며들었고, 달(힘카르)은 시바지의 명성을 닮았으며, 바다(랏나카르)는 그의 가슴처럼 넓고 깊다는 것. 부샨은 시바지를 소원을 들어주는 신수(神樹) 칼파타루에도 비유하며, 그의 은혜가 끝없음을 강조한다.

정통 통치자로서의 시바지

세 번째와 네 번째 구절은 '누구에게 통치의 정당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늘에는 인드라가, 라구쿨(라마의 혈통)에는 라마가, 산에는 사암부(시바 신)가 각각 제 자리를 지니듯, 외세 즉 말레차(멸칭) 왕조의 자리에는 시바지가 있어야 마땅하다는 논리다. 부샨은 뱀 떼 위의 가루다, 사슴 떼 위의 치타처럼, 황제들이 지배를 주장하는 모든 땅에서 진정한 주인은 시바라지라고 선언한다.

전장으로 나아가는 기병

다섯 번째 구절은 시바지가 사군(四軍, 차투랑가)을 이끌고 말에 올라타 승전을 향해 나아가는 장면을 그린다. 그의 깃발 아래로 적군의 강과 강이 흐른다는 표현은, 항복하는 적의 행렬이 강물처럼 끝임 없이 이어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율하는 제후들

여섯 번째 구절은 시바지의 이름 하나만으로 적국이 떨게 됨을 묘사한다. 델리는 분노에 들끓고, 비자푸르의 군주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골콘다의 쿠틉샤히는 몸을 떤다. "시바라지 국왕의 소식을 듣고 몇 명의 술탄들이 가슴이 찢어지는가"라는 시인의 물음은, 당시 제후들이 시바지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를 생생하게 전한다.

일곱 번째 구절에서는 전쟁 북소리가 땅마다 울려 퍼지고, 시바라지의 군대가 마을과 도시를 지날 때마다 그 이름이 메아리친다. 전투 코끼리를 부리는 장면 등은 시바지 군대의 위용을 드러낸다.

여덟 번째 구절은 시바지의 위엄이 미치는 공포를 그린다. 그의 위협 앞에서 도시마저 텅 비어버린다는 표현은, 적들에게 시바라지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웅변한다.

신들도 놀란 업적

아홉 번째 구절에서 부샨은 천상의 세계까지 동원해 시바지를 찬미한다. 인드라는 놀라 헤매고, 삼십삼 크로르(억)의 신들이 시바라지의 업적 앞에 경탄을 금치 못한다는 것이다. 시인은 "그대의 명성 속에서 신들조차 자신의 빛을 잃는다"고 노래한다.

카르왈 야쉬 — 힌두 문명의 수호자

열 번째 구절부터는 '카르왈 야쉬(Karwal Yash)'라 불리는 찬가가 이어진다. 여기서 부샨은 시바지를 힌두 문명의 수호자로 그린다. 시바지는 힌두교도들에게 다시 티라크(이마의 성스러운 표식)를 씌웠고, 베다의 가르침과 옛 기억을 지켰으며, 라자프트의 긍지와 왕권, 다르마(법·도리)를 보존했다는 것이다.

"그대의 검이 델리를 눌러 세상에 벽을 세웠다"는 구절은, 거대한 무굴 제국에 맞선 시바지의 저항이 남긴 역사적 의미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열한 번째 구절은 시바지의 매력을 온갖 아름다운 사물에 비유한다. 밤하늘의 달처럼, 몰아치는 구름처럼, 연꽃처럼, 신들의 빛처럼 빛나는 그의 영광은 힌두 민족의 자존심 그 자체라는 찬사다.

전투의 현장

마지막 열두 번째 구절은 실제 전투의 현장을 목격한 듯한 필치로 전개된다. 무굴 군대는 패주하고, 델리는 자신의 위치마저 잊는다. 요새의 주인 시바지를 향해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인은 시바지 군대의 기세가 천지를 진동시킴을 노래한다.

맺음말

부샨의 시는 단순한 찬양을 넘어, 시바지가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라 억눌린 백성의 보호자이자 힌두 문명의 수호자였음을 보여준다. 시인과 왕이 서로를 존중했던 이 관계는 인도 문학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후원 관계 중 하나로 꼽히며, 오늘날까지 시바지 신화의 중요한 원천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