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네케르(Jacques Necker, 1732~1804)는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은행가이자 정치가로, 프랑스 혁명 직전 루이 16세 치세에 프랑스 왕국의 재정을 총괄한 인물입니다.
제네바 출신 은행가에서 재정 총감독관으로
네케르는 제네바에 정착한 독일계 프로테스탄트 가문 출신입니다. 1747년 파리로 건너가 은행업에 종사했고, 상당한 재산을 모은 뒤 정계에 뛰어들었습니다. 프로테스탄트라는 종교적 배경 때문에 명목상의 장관직에는 오를 수 없었지만, 1777년 재정 총감독관(Directeur général des finances)으로 임명되어 왕국 재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재정 개혁과 첫 번째 사임
그는 긴축 재정 노선을 폈으며, 지방 의회를 신설해 낡은 세금 제도를 개혁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 조치는 특권 계급의 이익을 지키던 고등법원(parlements)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더 나아가 1781년에는 왕국의 재정 상태를 대중 앞에 공개하는 무모한 결정을 내렸고, 결국 사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복귀, 그리고 프랑스 혁명의 격랑 속에서
이후 여론의 강한 요구로 그는 다시 기용되었고,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삼부회(신분제 회의) 소집을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1789년 7월 11일 갑작스럽게 해임되었고, 격분한 파리 시민들의 여론에 밀려 불과 닷새 만인 7월 16일 복직했습니다. 바로 며칠 뒤 바스티유 감옥 습격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지만, 네케르는 이미 사태를 통제할 힘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결국 그는 1790년 유명한 작가이자 살롱 주인이었던 딸 마담 드 스탈(Madame de Staël)과 함께 스위스로 물러나 말년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