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에서 추방된 바이킹의 수장
롤로(Hrolf Ganger, '걷는 자'라는 뜻의 Rollo the Walker로도 알려짐)는 845년경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고향에서 추방된 그는 한 무리의 바이킹을 이끌게 되었고, 특히 영국 해협 연안을 공격하는 활동에 앞장섰습니다.
센 강을 거슬러 올라간 약탈 원정
롤로는 여러 차례 센 강(Seine)을 거슬러 올라가 프랑스 내륙 깊숙이 진출했습니다. 그의 함대는 루앙(Rouen)에 도달했으며, 886년에는 파리를 포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잦은 침입은 서프랑크 왕국에 큰 위협이 되었습니다.
생클레르쉬르프 조약과 노르망디의 탄생
911년, 서프랑크 왕 샤를 3세 단순왕(Charles III le Simple)은 롤로와 생클레르쉬르프 조약(Traité de Saint-Clair-sur-Epte)을 체결했습니다. 이 조약에 따라 샤를 3세는 네우스트리아(Neustria)의 일부, 주로 루앙 백작령을 롤로에게 하사했습니다. 이 루앙 중심의 영지가 훗날 노르망디 공국(Duché de Normandie)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 대가로 롤로는 다른 바이킹 무리들이 더 이상 센 강을 거슬러 올라와 약탈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을 맹세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약탈자에서 방어자로, 프랑스 왕국의 국경 수호자로 변신했습니다.
세례와 새로운 삶
롤로는 루앙 대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로베르(Robert)'라는 세례명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가 프랑크 문화와 기독교 세계에 동화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유럽 왕실의 조상이 된 롤로
롤로의 후손들은 롤로니드 가문(Rollonids)이라 불립니다. 놀랍게도 유럽 대부분의 왕족 가문이 롤로의 혈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후손은 1066년 노르만 정복을 이룩한 정복자 윌리엄(William the Conqueror), 즉 잉글랜드 왕 윌리엄 1세입니다.
한때 북해를 누비던 한 명의 추방자가 유럽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왕조의 시조가 된 셈입니다.